조정원 발간 ‘공정한 동행’ 특별칼럼서 공식화
이달 중 고시 개정안 행정예고

앞으로 대기업의 은밀한 담합이나 불공정 행위를 신고하면 수십억 원대는 물론, 그 이상의 거액 포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 고발과 공익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신고포상금 제도를 대폭 손질하기로 하면서다.

지난달 한국조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제3기 2030자문단 발대식에서 발언하는 주병기 공정위원장.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지난달 한국조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제3기 2030자문단 발대식에서 발언하는 주병기 공정위원장.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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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20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계간지 '공정한 동행'(봄·여름호)에서 '불평등과 경제정책'이라는 제목의 특별칼럼에서 "신고포상금 규모를 대폭 늘리고 상한도 없애겠다"면서 "하도급 수급사업자와 납품업체, 가맹점주 등 현장에서 피해를 겪는 이들도 포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그동안 신고포상금 확대 논의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공정위원장이 직접 '상한 폐지' 방침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이달 중 관련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구체적인 지급 기준과 산정 방식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현재 공정위는 담합, 부당지원 등 14개 유형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신고포상금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가장 포상 규모가 큰 분야는 담합으로, 지금까지는 최대 30억 원 한도 내에서 포상금이 지급됐다. 내부 고발자가 결정적 증거를 제출하거나 조사에 크게 기여할 경우 포상금을 받는 구조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위험 부담에 비해 보상이 너무 적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특히 담합 사건은 내부 자료와 녹취, 이메일 같은 핵심 증거 없이는 적발이 쉽지 않은데도, 신고자가 감수해야 할 법적·직장 내 불이익에 비해 보상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포상금 지급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의 신고포상금 예산은 31억5000만 원이었지만, 실제 지급된 금액은 13억4000여만 원으로 전체의 42.8% 수준에 그쳤다. 또 2024년까지 최근 수년간 5억 원 이상 고액 포상금을 받은 사례는 단 1건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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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은밀한 담합과 갑질 행위를 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최근 원자재·유통·플랫폼 시장 등에서 대기업과 업계 간 담합 의혹이 잇따르는 가운데, 내부 제보를 사실상 핵심 조사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과거에는 대기업 내부 직원이 아니면 신고의 문턱을 넘기 어려웠다. 하지만 가맹본부의 횡포에 시달리던 점주나 단가 후려치기를 당하던 납품업체가 결정적 증거를 공정위에 제출할 경우, 그동안 겪은 설움을 보상받고도 남을 '역대급 포상금'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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