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 부당한 수익, 굿즈 강매" 점주들 불만 쏟아진 프랜차이즈 산업 토론회
이언주 의원실 주최·동반성장연구소 주관
'가맹점 유통수익'에서 '로열티' 중심으로
"가맹본부 수익 모델 바꿔야"
산업부·공정위에 제도 개선 제안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위기를 진단하고 가맹본부(본사)와 가맹점사업자(가맹점주)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현장에서는 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본사의 여러 가지 부당한 조치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는 가맹점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고,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도 제시됐다.
21일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전날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프랜차이즈 산업,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실이 주최했고, 사단법인 동반성장연구소 청년센터가 주관했다.
이 의원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소상공인에게 안정적인 창업의 '울타리'를 제공하며 우리 경제의 거대한 축으로 성장해 왔지만, 지금은 전례 없는 위기 앞에 서 있다"며 "지난해 100만명의 소상공인이 폐업이라는 현실에 직면했고, 불합리한 물류 시스템과 불투명한 정산 과정 등 현장의 아우성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오늘 토론회의 핵심 키워드는 '상생'이다. 가맹점 없는 본사 없고, 본사 없는 가맹점 또한 없다는 공동 운명체 의식이 절실하다"며 "본사는 로열티 중심의 투명한 수익 구조를 통해 가맹점의 적정 마진을 보장하고, 정부와 국회는 단기적인 자금 수혈이 아니라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후원한 최승재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축사에서 "우리 자영업자와 기업, 각자의 이익 추구가 공멸의 길로 빠지지 않도록 정부의 합리적 기준선 마련이 필요하다. 규제와 제도, 정책을 정비해 골목 경제 자체가 망가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중소기업 옴부즈만으로서 얽힌 실타래를 푸는 데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된 '프랜차이즈 산업,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다연 동반성장연구소 이사가 기조발제를 하는 모습. 최석진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기조발제를 맡은 이다연 동반성장연구소 이사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위기에 몰린 원인을 단순히 경기 침체나 외부 불황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며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가맹점주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진짜 이유는, 바로 프랜차이즈 산업 내부에 오랫동안 고착화된 '불합리한 시스템과 수익 구조'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과거 프랜차이즈의 양적 팽창기에는 물류 마진(차액가맹금)이나 필수·권장 품목의 유통 수익, 그리고 매장 확대에 의존하는 수익 모델이 관행처럼 자리 잡았지만 시장이 성숙한 현재, 이러한 폐쇄적인 시스템과 수익 구조는 가맹점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본사와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제는 가맹점을 향한 '유통 수익' 중심에서, 브랜드 가치와 노하우에 기반한 '로열티 수익' 중심으로 산업의 시스템을 투명하게 개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현재 프랜차이즈 본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개별 가맹점은 '중소벤처기업부'가 각각 담당하고 있어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이고 일관된 정책이 나올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당면 현안으로 ▲원가율 급등에 따른 실질소득 하락 및 경영 위기 ▲물류 결제 시스템(OMS)의 불합리성 및 현금 결제 강제 ▲기획 상품(굿즈)의 강제 매입 및 재고 부담 전가 ▲가맹본부 전자결제대행(PG) 수수료 정상화 및 정산 시스템의 투명성 확보, 감시 체계 구축의 부재 ▲권장 품목 지정 제도의 악용과 과도한 차액 가맹금 취득 ▲무분별한 근접 출점 제한 및 영업권 보호 실효성 강화의 필요성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 및 프로모션 비용의 가맹점 전가 행위 ▲광고비·판촉비 집행 내역 공개 의무화 및 사전 동의제 확립의 지연 ▲프렌차이즈 PG 수수료 구조 개선을 통한 소상공인 경영 부담 완화 방안 등 9가지를 꼽았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정희 중앙대학교 교수는 "현장의 목소리를 먼저 듣겠다"며 토론에 참여한 6명의 패널 중 가맹점주 측 대표들과 가맹본부 측 대표에게 먼저 발언권을 부여했다.
현재 메가커피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가맹점주 김수진씨는 "2019년 8350원 하던 최저 시급이 지금 1만320원으로 23.5%가 올랐지만, (메가커피) 아메리카노 가격은 7년째 2000원이다. 가격이 오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그 부담은 모두 점주들이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가장 많이 쓰는 부자재인 원두 가격도 2022년에 1만7600원에서 지금 2만8650원으로 올랐다"며 "본사 얘기를 들어보니까,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니까 올릴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런데 원두값이 한때 떨어졌을 때는 본사가 가격을 안 내려줬다. 한번 올라가면 안 내려준다"고 했다.
또 김씨는 "커피 용기, 컵 이런 것들을 본사 것만 쓰라고 한다. 내가 시장에서 사보니 절반 가격에 샀다"며 "본사는 대량으로 구매해서 더 싸게 살 텐데, 2배 가격을 받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이어 김씨는 "가맹점을 한다고 1억5000만원, 2억원을 투자해서 시작했는데 남는 게 없다, 우리는 무엇을 먹고살아야 되느냐"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반드시 현금을 선입금해야 원부자재나 물품을 발주할 수 있는 메가커피 가맹본부의 물류결제시스템 문제와 굿즈 판매 강제, '특별 상권'이라는 구실로 본사가 좋은 상권에 직영점을 근접 출점하는 행태 등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꼬집었다.
2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된 '프랜차이즈 산업,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토론회'. 이날 토론회에는 남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토론회를 지켜보기 위해 많은 가맹점사업자(가맹점주)들이 몰렸다. 최석진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이 같은 가맹점주 측 주장에 대해 김상훈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점주님들의 말씀을 잘 들었다"면서도 "말씀하신 가맹점주와 본사 간 문제들을 과연 일반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그런 고민이 든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권장가격을 강제한다든지, 아니면 굿즈에 대한 밀어내기, 근접 출점 이런 것들은 제가 알기로 가맹사업법 위반이다. 그리고 가맹사업법 위반이 아니라고 해도,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가맹사업법이 시행되고 있고, 정보공개서도 강화하고 있다, 또한 표준계약서, 커피 같은 경우 제가 확인한 바로는 50~60페이지가 된다"며 "이런 구체적인 사실을 여기서 얘기할 수 있을까. 커피 업계의 특수한 경우를 여기에서 얘기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현금 결제를 강제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본사도 사업자고, 점주도 사업자이기 때문에 그렇다"며 "사업자와 사업자 간 B2B 거래이기 때문에 현금 거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김 사무총장은 "상생 구조를 정착하고, 서로의 비용 부담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있을 때만 상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희 협회도 열린 자세로 많이 말씀을 듣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조근상 산업통상자원부 유통물류과장과 피계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거래정책과장 등 프랜차이즈 산업을 직접 관장하는 부처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가맹점주들과 본부 측의 목소리를 듣고, 제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언주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제가 들어보니까, 김상훈 총장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사실 법을 제대로 완벽하게 지키면 큰 문제는 없는데 제대로 안 지켜지고 있는 게 문제고, 그리고 이런 것이 만연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프랜차이즈 업계도 좀 더 글로벌하게 전 세계 시장을 우리가 공략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점주 입장에서도 점주로 시작해서, 가맹을 키워나가고 성장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하루하루 먹고살기 급급해서는 비전이 없지 않나, 이런 식의 하루살이식 성장이 돼서는 모두의 성장은 고사하고,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의원은 "그냥 단순히 오늘 제기된 개개의 불법적인 문제를 시정하는 것을 넘어서서 전반적인 프랜차이즈 가맹업에 대한 큰 비전을 다시 한번 그려봐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산업통상부에서 오늘 유통물류과장님 오셨는데, 어떻게 하면 프랜차이즈 산업을 우리 K-브랜드화해서 더 시장을 키울 것인가 하는 쪽으로 연구를 하셔서, 제가 볼 때는 사실 중소기업부보다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산업통상부가 같이 해야 되는 일이라고 보이는데. 그것을 전반적으로 한번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두 분 과장님들께서 제가 말씀드리는 것들을 참고하셔서 오늘 토론 내용을 정책에 좀 반영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주식 대박 난 상위 1%만 웃네"…'3억 플렉스' 또...
한편 토론회 말미에 진행된 질문답 순서에서는 메가커피 가맹점주들이 잇따라 발언 기회를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메가커피 가맹점주 323명은 지난달 31일 가맹본부인 주식회사 엠지씨글로벌을 상대로 각 100만원씩(명시적 일부청구)의 차액가맹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장을 접수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