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을 찾아서]'상온 공정' 바꾼 탄소나노튜브…반도체 발열 낮춘다
연세대 김종백 교수 연구팀, 新공정 개발
칩 발열 낮추고 적외선 센서 감도 높였다
김종백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고온에서만 만들 수 있던 탄소나노튜브를 상온에서 전자기기에 손상 없이 옮기는 공정을 개발했다. 열과 전기를 잘 전달하는 소재의 장점을 유지한 채 실제 반도체와 센서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온에서만 만들 수 있던 탄소나노튜브를 상온에서 전자기기에 손상 없이 옮기는 공정을 개발한 김종백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 한현준 석·박사 통합과정 학생(왼쪽부터), 김 교수, 황규현 석·박사 통합과정 학생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세대
김 교수 연구팀은 얇은 얼음층을 활용한 '승화 전사' 방식으로 탄소나노튜브를 다양한 기판 위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차가운 기판 위에 수증기를 응축시켜 균일한 얼음층을 만든 뒤 탄소나노튜브를 접촉시켜 일시적으로 고정하고 곧바로 기체로 승화시키는 방식이다.
종래에는 물이 녹고 마르는 과정에서 구조가 무너지거나 엉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액체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기체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이를 피했다. 이 결과 10㎛ 이하 미세 패턴부터 ㎝ 단위 대면적까지 95% 이상의 수율로 구조를 유지한 채 전사가 가능했다.
탄소나노튜브는 열·전기 전도성이 뛰어나고 빛을 거의 흡수하는 특성을 지닌 나노소재다. 특히 숲처럼 곧게 선 '수직 정렬' 구조는 열과 전기를 한 방향으로 빠르게 전달할 수 있어 방열과 센서 성능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다만 700도 이상의 고온에서만 성장하는 특성 때문에 200~450도 이하에서 제작되는 반도체 공정이나 플라스틱 기반 전자기기와 직접 결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를 반도체 열관리 소재로 적용해 성능 개선을 확인했다. 스마트폰 프로세서에 적용한 결과, 기존 열전도 패드보다 발열 집중 지점 온도를 최대 4도 낮췄다. 칩 온도가 몇 도만 낮아져도 성능 저하를 막고 안정적인 동작 범위를 넓힐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연산용 칩 등에서는 발열이 성능을 제한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또 탄소나노튜브 구조를 흡수층으로 적용한 적외선 센서는 기존 대비 최대 3배 이상 높은 신호 변화를 보였다. 두께 1㎛ 이하의 얇은 막 구조 위에도 손상 없이 전사됐다.
김 교수는 "고온 공정이 필수였던 나노소재를 상온에서 직접 적용할 수 있게 한 점이 핵심"이라며 "반도체 열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소자 구조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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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혀에 달라붙는 현상에서 착안해 아이디어를 얻었다. 얼음의 접착력에 주목해 접착제나 고온·고압 공정 없이도 구조를 옮길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실제 산업 적용을 위해 ▲대면적 공정 확대 ▲공정 시간 단축 ▲장기 신뢰성 검증 등을 과제로 보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센서 공정에 직접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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