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 시
'재기수사' 유명무실화 우려
지난해 항고만 2만건,
5년 새 21% 급증
고검은 검사장 자리 유지용?
…실효성 논란도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5일 정책의원총회에서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되, 고등검찰청은 존치하는 방안(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 3단 구조)을 확정하면서 항고·재기수사 체계 전반이 제도적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법조계에서 제기된다. 고검의 핵심 기능으로 꼽혀온 재기수사명령이 보완수사권 없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보완수사권’ 빠진 고검 체제…재기수사명령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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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제도에서 고검은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대한 항고·재항고 사건을 심사하고, 필요할 경우 재기수사명령을 통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역할을 맡아왔다. 항고는 고소·고발인이 불기소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 관할 고검 검사장에게 제기할 수 있는 절차로, 피해 구제의 마지막 통로로 기능해 왔다.


항고 사건 규모는 적지 않다. 10일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항고 사건 접수 건수는 2만800건으로, 4년 전인 2021년(1만7152건)보다 21.2% 늘었다. 이 가운데 재기수사가 명령이 진행된 사건은 1106건으로, 최근 5년간 매년 1100~2000건 수준의 재기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향후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이 구조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다면, 고검의 재기수사명령은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다시 수사를 맡기라는 형식적 요청에 그칠 공산이 크다. 재기수사명령의 실질적 집행 수단이 사라지는 셈이다.


현직 차장 검사는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게 되면) 재기수사를 검찰이 못하게 되니 다시 경찰로 내려보내게 되고 한 번 처리한 사건을 다시 보는 일은 검·경 모두가 꺼려하는 일이라 사건 지연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불기소 처분은 항고·재항고를 통해 사실상 삼심제처럼 운영돼 왔다"며 "피해자가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절차는 인권 보호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와 맞물려 고검 존치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서울·수원·부산·광주·대전·대구 등 고검장 6자리와 고검 차장(검사장급)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 내부의 반발일 뿐, 실효성 있는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기능적으로만 보면 지방공소청에 항소 전담 부서를 두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며 "법원 역시 하나의 법원 체계 안에서 심급을 나눌 뿐 굳이 관청을 분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검이라는 별도의 관청을 두는 것은 제도적 필요라기보다 무게감을 부여하기 위한 상징적 장치에 가깝다"고 했다.


보완수사권 논쟁은 구속 수사 체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사법경찰관은 구속한 피의자를 10일 이내 검사에게 인치해야 하고, 검사 역시 인치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보완수사권이 제한될 경우 검사는 경찰이 송부한 기록만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거나, 경찰에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한 뒤 그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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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민주당의 의총 논의 내용을 반영해 이번 주 중수청법과 공소청법 수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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