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 중재원 연 1만4000건
한국은 400건 ‘35배 격차’
홍콩·싱가포르·런던은 중재로 외화 벌어
중재비용 통째로 해외로
중재 판정은 법원 확정판결과 동일
중재는 무역 넘어 서비스 산업
국내 유치가 곧 국익”

'한국 중재시장 활성화 로드맵'을 주제로 발표하는 신현윤 대한상사중재원장.

'한국 중재시장 활성화 로드맵'을 주제로 발표하는 신현윤 대한상사중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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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전 중재원은 매년 1만4000건의 사건을 처리합니다. 우리는 연간 400건 수준에 불과합니다. 중재를 산업으로 인식하면 법률 수지를 개선하고 국익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신현윤 대한상사중재원장은 4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법률신문 주최로 열린 LES 2025 '소송에서 중재로'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중재 시장에서 한국의 열세는 확연하다. 사건의 규모나 국제 중재 사건 수에서 홍콩, 싱가포르, 런던에 비해 뒤쳐져있다. 실제 한국은 법률 서비스 부문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해외 중재 비용과 해외 로펌에 지출하는 법률서비스 비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게 신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국제중재 대부분을 외국에 맡기는 잘못된 관행 때문에 외화가 낭비되고 있다"며 "홍콩, 싱가포르, 런던은 중재로 엄청난 외화를 벌고 있는데 우리는 중재를 산업으로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재는 무역·투자를 넘어 외화를 벌어주는 서비스 산업"이라며 "산업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법무부는 'K-중재'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중재산업 기반 강화 △중재제도 저변 확대 △국제중재 활성화 △중재기관 내부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신 원장은 "중재 판정은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하게 인정된다"며 "소송과 달리 중재인은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고 절차는 단심으로 끝나기 때문에 분쟁이 신속하게 종결된다"고 말했다. 특히 비공개 원칙을 핵심 장점으로 꼽으면서 "조심스러운 분쟁, 민감한 분쟁일수록 기업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조정과의 차이에 대해서는 "조정 합의는 법적으로 화해계약에 불과하고 성립하지 않으면 다시 소송으로 돌아간다"며 "중재는 판정 자체가 바로 집행력이 생기기 때문에 훨씬 빠르게 끝난다"고 설명했다.


국내 중재 현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신 원장은 "최근 5년간 대한상사중재원이 처리하는 사건은 매년 300여건이며 많을 때도 500건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야별로는 "건설 분야가 전체 349건 중 129건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일반 상거래, 기타 상사 사건 순"이라고 설명했다. 판정 규모는 "보통 5800억 원에서 많게는 1조5000억 원까지 다양하다"고 했다. 종결 방식에 대해서는 "일반 판정이 가장 많고, 화해 종결이나 당사자 철회로 끝나는 사건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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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원장은 중재의 본질적 가치를 다시 강조했다. 그는 "중재는 당사자들이 분쟁의 굴레에서 신속하게 벗어나게 해 사회적 비용을 낮추는 수단"이라며 "국민 전체의 비용·편익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중재는 이제 무역·투자 분쟁 해결을 넘어서 서비스 산업"이라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관점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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