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 한화자산운용 CMO 인터뷰
"한국 방산이 주도권을 쥘 '절호의 기회' 왔다"
기대를 숫자로 증명하는 시기…20년 간 성장

하루 앞을 내다보기 힘든 주식시장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20년간 성장할 산업을 제시하는 '괴짜'가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한화자산운용 본사에서 만난 최영진 최고마케팅책임자(CMO·전무)는 "오래전부터 세상을 움직이는 힘에 대해 고민했다"며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결국 '정치'"라고 말했다.

◆신냉전 시대, 한국이 자유 진영 내 핵심 무기 공급국

최 CMO는 자산운용사에 근무하는 투자 전문가이지만 매크로(거시) 경제지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1991년 소련의 붕괴,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원인을 정치적인 요인에서 찾았다.


그는 "역사적인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며 "매크로를 움직이는 가장 근본적인 힘은 정치고, 그중에서도 미국이라는 '룰 메이커'의 정책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크로를 뒤집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현재 세계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라는 새로운 냉전 시대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미국과 소련의 패권 경쟁이 1945년부터 1991년까지 46년간 이어진 것처럼 미·중 갈등도 앞으로 최소 30~40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인도-파키스탄 국경 분쟁 등 세계 곳곳에서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최 CMO는 "지금은 전 세계가 군비를 재편성하는 시기"라며 "유럽은 전쟁을 겪었고, 중동은 여전히 화약고"라고 말했다.


방위산업은 단순하게 군수 물자를 파는 산업이 아니라, 국가 간 전략 경쟁의 핵심 산업이라고 최 CMO는 정의했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주도권을 쥘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제2차 세계대전 패망국 일본은 유엔(UN) 연합군의 무기 생산기지 역할을 했다. 덕분에 일본은 1980년대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최 CMO는 "방위산업 분야에서 한국은 자체 기술력은 물론이고 가격 경쟁력, 빠른 납기 능력을 모두 갖췄다"며 "유럽과 미국은 생산 시설 부족, 높은 단가, 느린 납기 등의 제약이 있다"고 분석했다. 폴란드와 같이 직접적인 안보 위협을 느끼는 국가가 국내 방산업체와 거래하는 이유다. 같은 나토 회원국이라는 이유로 비싼 데다 2~3년 후에 군수 물자를 보내는 유럽 방산업체와 거래할 여유가 없다.


방위산업은 민간이 아닌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B2G(Business to Government) 산업으로 진입장벽이 높다. 무기를 만들 수 있는 국가는 정해져 있고 해외 시장에서 '그들만의 리그'가 존재한다고 최 CMO는 귀띔했다.


그는 "전 세계 방산 시장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독일, 영국 외에는 주요 플레이어가 드문 시장"이라며 "신 냉전 시대에 대한민국이 자유 진영 내 핵심 무기 공급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495% 'ETF'의 비밀…정치로 읽은 방산株 성장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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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산기업 수주잔고 100조원 의미

국내 방산 기업은 중동아시아, 동유럽 등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중동은 미국의 무기 공급이 제한되는 지역으로 한국산 무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LIG넥스원은 최근 3년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중동 3개국과 각각 조단위 규모의 천궁II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최 CMO는 "방위산업은 단순한 군수 사업이 아닌 첨단 과학기술과 제조 역량이 결합한 국가 전략산업"이라며 "방위산업 경쟁력은 위성, 반도체, 통신, 인공지능(AI) 등 첨단 과학기술과도 직결된다"고 소개했다. 소련 붕괴 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이어지면서 미국의 제조 기반이 약화됐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맡았던 중국은 신냉전 체제로 진입하면서 공급망에서 제외되고 있다. 한국이 가장 합리적 대안으로 부상했다는 것이 최 CMO의 판단이다.


그는 "투자 관점에서도 방위산업은 기대감에서 숫자로 나타나는 현실로 전환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산 기업의 수주잔고는 이미 100조원을 넘었다"며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최 CMO가 주도한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 ETF와 글로벌 방산 ETF는 상장 이후 수익률이 9월29일 기준으로 각각 495.51%, 80.06%에 달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197.44%, 84.95%로 PLUS K방산 ETF의 경우 레버리지와 인버스를 포함한 국내 주식형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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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CMO는 현재의 방산 붐이 단기 테마나 일시적 수급 이벤트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건 죽고 사는 문제"라며 "정치와 안보의 세계에서 무기와 기술은 국가 생존과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조 역량, 공급망의 안정성, 동맹 구조까지 고려할 때 한국 방산 산업은 향후 20~30년간 글로벌 공급망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며 "지금 이 순간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과 갈등이 벌어지고 있고 그 위에 한국 방위산업의 위상은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올라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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