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로 소득 표시?”…광주시, 소비쿠폰 차별 논란
카드 색 논란에 이재명 “인권 감수성 부족”
광주시, 밤샘 스티커 작업에 현장 반발
공무원노조 “수해 복구 중 과도한 지시”
시 “현장 부담 인정…재발 방지 약속”
소득 수준에 따라 선불카드 색상을 구분한 광주시의 민생 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여론이 악화하자 광주시는 뒤늦게 카드를 덮는 스티커 작업에 나섰고, 대통령까지 나서 인권 감수성을 지적하면서 논란은 중앙 정치 이슈로까지 번졌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사흘째인 지난 23일 광주시가 소득별로 다른 색상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를 주민들에게 지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권 감수성이 매우 부족한 조치"라고 질타하며 시정을 지시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광주 서구 농성1동 행정복지센터에 나란히 놓여 있는 선불카드. 연합뉴스
24일 광주시와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부터 광주 동 행정복지센터 소속 직원 약 400명이 선불카드 색상 교체 작업에 투입됐다. 광주시는 기존에 배포한 카드의 색상을 단일화하기 위해 모든 카드 전면에 빨간색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식의 현장 조치를 지시했다. 시는 이날 오후 6시께 각 동 센터에 스티커를 배부하고 작업에 돌입하라고 통보했다.
앞서 광주시는 민생 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며 금액에 따라 카드 색상을 달리해 제작했다. 상위 10%와 일반 시민에게는 분홍색(18만원), 차상위 및 한부모가족에게는 연두색(33만원),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남색(43만원) 카드를 배부했다. 카드 앞면에는 금액도 명시돼 있어 수령자의 소득 수준이 노출되는 방식이었다.
이같은 정책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인권 감수성이 부족한 조치"라며 즉각적인 시정을 지시했다. 이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전형적인 공급자 중심의 행정 편의주의"라고 지적하며 "행안부가 선불카드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고, 광주·부산 등에선 색상 차이를 가리는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시의 즉각적인 대응이 오히려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는 "수해 복구에 지친 상태에서 야간 근무까지 이어지게 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카드 색상 문제는 시 차원의 행정 미숙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 후처리를 일선 공무원에게 전가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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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확산되자 광주시는 공무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주재희 광주시 경제창업국장은 "시와 자치구 공직자들에게 부담을 준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며 "인권을 시정의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광주시의 약속을 되새기며 재발 방지를 위한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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