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장 생산 중단…2공장 50% 이상 소실
인근 공장 가동률 한계…함평 이전 가능성 ↑
금호타이어가 광주공장 화재 사고로 타이어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됐다. 전체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광주공장의 생산을 전면 중단하면서 올해 목표로 제시한 '매출 5조원 달성'도 불투명해졌다. 2년 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때와 마찬가지로 재건보다는 인근 공장에 물량을 집중하거나 신공장 건립 등에 무게가 실린다.
19일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에서 타이어 생산을 중단했다고 공시했다. 중단 사유는 이틀 전 발생한 화재 때문이며, 생산 재개 예정일은 미정이다.
이번 화재는 광주공장 내 정련공장 구역인 2공장(서쪽)에서 발생해 2공장의 50~60%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는 전날 화재 현장에서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생산기지인 광주공장 화재로 금호타이어 공급망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연간 매출 5조원 달성 목표도 지키기 어려워졌다. 광주공장은 지난해 전체 타이어 생산 물량(6139만본)의 20% 수준인 1200만본을 생산했다. 국내외 8개 공장 중 베트남공장, 곡성공장에 이어 세 번째로 생산량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 광주공장은 수익성 높은 고인치·고성능 타이어를 주력 생산해 손실이 예상보다 더 클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인근 전남 곡성공장 등에서 대체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가동률이 이미 99% 수준으로 높아 무리가 있다. 해외 공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에 신공장으로 이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재건은 사실상 생산설비를 처음부터 놓는 것인 만큼 비용이 만만찮다. 2년 전 대전공장 화재 사고를 겪은 한국타이어도 아직 재건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불에 탄 대전공장은 사고 이후 반년여 만에 철거됐지만, 부지는 빈 땅으로 남아있다.
금호타이어는 2019년부터 공장 이전을 추진했으며, 지난해 하반기 함평군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내 토지 50만㎡를 매입했다. 기납부한 계약금(10%)을 제외한 잔여금은 2029년 10월까지 분할 납부할 예정이다. 그동안 진척이 더뎠지만, 이번 화재 사고로 지자체와의 협의 등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는 사고 수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광주공장 재가동 여부 등은 완전 진화 후 상황을 보고 결정할 문제"라며 "지역사회의 안정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진화 작업은 이날 오후 마무리될 전망이다. 소방 당국은 전날 오후 2시 50분 초기 진화를 완료하고, 안전상의 문제로 야간작업을 중단했다. 후속 작업은 이날 아침부터 재개됐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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