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단일화, 국민의 명령…모두 품어 김덕수·홍덕수·안덕수될 것"

韓 "이재명 무소불위 권력 행사 막아야" 지지 촉구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0일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면서 자신을 비판하고 있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등 모두를 끌어안고 모시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국민의힘 후보 교체를 위한 찬반 당원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자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자세를 낮추고 수습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리를 향한 충정은 모두 같다고 생각한다. 끌어안고 모시고 받들겠다"며 "이기기 위해서라면 김덕수·홍덕수·안덕수·나덕수 그 어떤 덕수라도 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대선 출마에 대해 "저는 한평생 단 한 번도 대선을 꿈꿔본 적이 없지만 그럼에도 출마를 결정한 것은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지난 3년간 뼈저리게 절감했기 때문이다. 이기려면 뭉쳐야 하고, 자기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저는 대선에 출마하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았고, 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여태 없었고 앞으로도 없다"며 "개헌과 경제에 집중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일화 협상 결렬과 김문수 후보에 대한 후보 교체 사태에 대해서는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지금 벌어진 일들에 대해 이유와 여하를 떠나 국민과 당원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 여러분이 이런 뉴스를 다시 보시는 일이 없도록 제가 더 노력하고 모두 끌어안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출마했던 인사들을 언급하며 "그분들 모두가 앞으로 큰 역할을 하셔야 할 분들이고, 저는 짧게 스쳐 가는 디딤돌이다. 그분들이 제 등을 밟고 다음 시대로 넘어가시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역설했다. 당권 욕심이 없다는 뜻도 밝혔다. 한 전 총리는 "당은 앞으로도 당을 위해 오랫동안 고생해온 분들이 맡으셔야 한다"며 "모시고 받들겠다.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제 모든 힘과 지혜를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막고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며 지지를 거듭 요청했다. 한 전 총리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빗대 "오전엔 기업 살리겠다고 했다가 오후에 바로 뒤집는 분들, 유리한 판결만 환호하고 불리한 판결에는 탄핵 협박하는 분들, 감액 예산을 편성해놓고 30조원 추가경정예산(추경) 하자는 분들, 나라 어렵거나 말거나, 경제가 어렵거나 말거나 줄탄핵을 밀고 나가는 분들, 심지어 대법원장도 탄핵 할지 말지 검토 중이라고 부끄럼을 모르고 말씀하시는 분"이라며 "그런 분들이 집권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런 분들이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를 다 장악하고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며 "그런 나라는 경제가 우선 견뎌내지 못한다. 무너진다. 대한민국은 쉽게 일어선 나라가 아니다. 피땀이 있었다. 하지만 무너지기는 쉽다"고 언급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