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청, 웅동1지구 경남개발공사에 맡긴다 … 사업시행자 단독 지정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장기간 표류 중인 경남 창원특례시 진해구 웅동1지구 개발사업 정상화를 위해 공동사업시행자였던 경남개발공사를 단독 시행자로 직권 지정하기로 했다.

이 사업 승인권자인 경자청은 17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경남개발공사를 단독 사업시행자로 직권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자청은 이 결정에 대한 배경으로 공익성, 책임성, 전문성을 내세웠다.

2009년 사업 협약 체결 당시 웅동1지구 68만평의 토지취득가액은 136억원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공시지가 1915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이 웅동1지구 개발사업에 대한 사업시행자 단독 지정 및 향후 개발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경남도청 제공

경자청 측은 “민간사업자의 과도한 개발이익과 특혜 소지를 차단할 필요가 있고, 향후 개발 시 토지 가액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개발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또 민간사업자인 진해오션리조트의 기한 내 대출 미상환에 따른 문제해결을 위해서도 단독 시행자 지정을 통한 조속한 사업 정상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울러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가 공동사업시행자로 있을 때 안고 있던 의사결정 혼선과 지연을 방지하고, 효율적이고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개발사업 경험과 역량을 지닌 경남개발공사가 사업 적임자라고도 했다.

경자청은 이달 중 경남개발공사에 대한 단독사업시행자 지정을 마칠 계획이다.

경남개발공사는 2022년 종료된 개발계획을 되살리면서 기간 연장을 위한 개발(실시)계획 변경 절차를 오는 9월까지 완료하고 도로 등 잔여 기반시설을 완공한다.

웅동1지구 개발사업으로 인한 어업권을 상실한 소멸어업인의 생계 대책 부지에 대해서는 사업지구를 분할해 어업인들이 자체 개발사업을 하도록 사업시행자 지위를 부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6년 4월을 목표로 올해 9월부터 지구분할을 위한 개발계획 변경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1지구 개발사업 부지. 창원특례시청 제공

개발공사는 2013년 11월 착공 후 2017년 12월 골프장만 조성한 채 공사를 멈춘 진해오션리조트와의 확정투자비 지급 문제 해결에도 나선다.

기존 협약에 따라 진해오션리조트가 투입한 골프장 건설비용 등 확정투자비 지급 시 오는 12월까지 진해오션리조트가 골프장을 운영하게 한다.

이후 창원시 및 경남개발공사가 지급해야 할 확정투자비 부담을 조건으로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해 골프장 등 시설물 양도, 양수 협의 후 골프장 운영권을 부여한다.

앞서 경자청은 2023년 3월 공동사업시행자인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에 사업 장기 지연 귀책이 있다고 보고 사업시행자 지위를 박탈하는 사업시행자 지정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창원시는 사업시행자 지정취소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최근 진행정지 신청이 기각돼 지난 1월 11일 시행자 자격을 잃었다.

경자청은 단독 사업시행자 지정에 관해 지난해 말부터 창원시와 협의해 왔으나 창원시가 경남개발공사 단독 지정에 동의했다가 최근 공동시행자로 지정해 달라고 입장을 번복했고, 2020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사업 정상화를 위한 관계기관 협의체를 운영했으나 결렬됐다며 단독시행자 지정 배경을 말했다.

그러면서 창원시가 제기한 소송의 2심 본안과 상급심에서 경자청이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창원시가 기존 소송 지속 시 법과 원칙에 따른 적극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성호 청장은 “정상화 추진계획은 관련 특별법에 따라 웅동1지구 사업 정상화와 향후 신속한 개발을 위해 마련한 현실적이면서도 최선의 대안”이라며 “향후 개발계획 수립 등 단계별로 차질 없이 추진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