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암 발병 과정의 유전적 비밀이 규명됐다. 유전체 정보를 분석하는 유전자 패널 검사로 담도암을 조기에 진단해 표적치료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의과대학 박영년·김상우 교수 연구팀이 담도암의 전암 병변(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병변)에서 침윤성 담도암(1기 이상의 암)에 이르기까지의 유전체 및 전사체 변화과정(전사체 분석으로 병의 원인을 밝혀 맞춤형 의료 제공할 수 있는 요인)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담도계 전암 병변으로부터 담도암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와 유전자 발현 이상 양상을 도식화 한 자료. 연세대 의과대학 박영년 교수 제공

담도계 전암 병변으로부터 담도암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와 유전자 발현 이상 양상을 도식화 한 자료. 연세대 의과대학 박영년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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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도암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수송하는 통로인 담도계(담도와 쓸개)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지난해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2022년 담도암 5년 상대생존율은 29.4%에 그쳤다. 이 기간 담도암 환자 10명 중 7명이 발병 후 5년 이내에 사망한 셈이다.


반면 담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고, 암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와 발현 조절 메커니즘 연구도 드물어 조기 진단은 물론 항암 표적치료 역시 쉽지 않은 실정이다.

담도암의 유전적 비밀을 풀기 위해 연구팀은 우선 담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병변(전암 병변) ‘담도계 유두상 종양’에 주목, 유두상 종양 및 담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166명의 조직을 대상으로 전암 병변 부위와 주변으로 침윤해 들어가는 암종 부위를 분리해 대규모 전장 엑솜 염기서열분석(인간의 전체 유전체 중 아미노산 서열을 결정하는 엑손(exon) 부위를 분석)을 진행했다.


이중 담도계 유두상 종양이 담도암으로 발전한 41명의 환자 데이터를 전체 환자군과 비교·분석, 9명의 환자 종양 조직에 대한 공간전사체분석(특정 조직 내 개별 세포들의 유전자 발현을 그들의 공간적 위치 정보와 결합해 분석하는 방법)을 추가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담도계 유두상 종양은 종양의 발생 위치에 따라 변이를 일으킨 유전자가 다르다는 점을 밝혔다. 또 암이 되기 전 단계부터 이미 주요 발암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고, 여기에는 주로 세포외기질(세포의 밖에서 세포를 둘러싼 물질) 변화와 성장인자 반응성 관련 유전자 발현에 이상이 생길 때 주변 조직을 침범하는 암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박영년 연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담도암 관련 연구 중에선 최대 규모로 진행됐으며, 입체적 유전자분석 결과를 도출해 발암 과정을 정밀하게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 깊다”며“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가 앞으로 유전자 검사 패널 제작에 적용돼 담도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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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및 인공지능(AI) 데이터기반바이오선도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지난 1월 18일 소화기학 및 간장학 분야 국제학술지 ‘간장학 저널(Journal of Hepatology)’을 통해 공개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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