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질경이 영감 전개형 전자장치 개발
접힘에도 전도성·내구성 획기적 개선
아주대학교 연구진이 반복적으로 구겨도 전도성이 유지되는 ‘전개형 전자장치’ 소재를 개발했다. 쉽게 짓밟히고도 살아남는 질경이 잎맥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고강도 섬유 ‘케블라(Kevlar)’를 활용한 것이 핵심이다.
아주대학교는 기계공학과 자연모사실험실 연구팀(한승용·강대식·고제성 교수)이 고강도 섬유를 적용해 전도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한 전개형 전자장치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글로벌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1월호에 게재됐다. 공동 제1저자로는 홍인식·노연욱 박사와 조중광 석사과정생이 참여했다.
전개형 전자장치는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평소에는 접거나 구겨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펼쳐 사용하는 형태의 기기다. 접이식 스마트폰을 비롯해 우주산업, 바이오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반복적인 접힘으로 인한 기계적 피로와 전도성 저하가 주요 기술적 난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한 생명력으로 알려진 질경이의 잎맥 구조를 참고했다. 질경이 잎맥은 외부 압력에 강하고 탄성이 뛰어난 특징을 지닌다. 연구진은 이러한 특성을 모방해 케블라 섬유를 전자복합소재에 적용했다.
또한, 중립면 이론(Neutral Plane Theory)과 변형공학(Deformation Engineering) 기법을 적용해 소재의 안정성을 높였다. 그 결과, 새로운 소재는 75만 회 이상의 반복적인 구김과 접힘에도 성능이 유지되었으며, 자체 무게 대비 6667배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 소재 대비 접힘 내성이 15배, 인장강도는 2배 이상 향상된 수치다.
연구팀은 개발된 소재의 성능 검증을 위해 풍선형 센서 내장 전개형 그리퍼(Gripper)에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센서는 반복적인 접힘과 펴짐에도 온도, 압력, 근접도 등의 데이터를 초기 상태와 동일한 수준으로 측정했다. 또한, 강화된 인장강도를 바탕으로 물체를 안정적으로 잡는 기능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아주대 기계공학과 자연모사실험실은 자연 생명체의 구조와 원리를 공학적으로 구현하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연구팀은 앞서 ▲거미 다리 감지 기능을 모방한 의료용 센서 ▲수면 생물의 움직임을 응용한 로봇 ▲번데기 속 나비 날개에서 착안한 자가 전개 디스플레이 기술 등을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 성과 역시 차세대 디스플레이, 우주항공, 바이오 센서 등 다양한 첨단 산업에 응용될 가능성이 높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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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용 교수는 “질경이 잎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접힘과 구김에 강한 신소재를 개발했다”며 “이 기술이 접는 디스플레이, 인체 삽입형 바이오 센서, 우주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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