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측근' 카디로프 딸, K팝 카페 운영
앨범 및 음식 판매…한국 문화 알려
"BTS 팬들, 종종 괴롭힘 당하기도"
인권 탄압으로 악명높은 체첸의 수장 람잔 카디로프의 딸이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을 위한 카페를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 연방 체첸 자치공화국의 수도 그로즈니에 위치한 '치코'(Chicko)를 소개했다. '치코'는 그로즈니 시내 쇼핑몰에 있는 K팝 카페 겸 레스토랑으로, 한국 대중문화를 소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곳은 떡볶이·김밥 등 한국 음식과 함께 K팝 앨범, 관련 상품들도 판매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매장 내에선 한국 드라마가 재생된다.
'치코'의 업주는 체첸 수장 람잔 카디로프의 딸인 타바릭 카디로바(20)로 알려졌다. 그는 18살 무렵 사업을 시작해 러시아 전역에 여러 개의 레스토랑과 피트니스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 내에서는 인스타그램 사용이 금지돼 있으나, 치코는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
카디로프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수만 명의 병력을 파견하며 러시아를 지원해왔다. 그는 2007년부터 체첸공화국을 통치하며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궁에 충성하는 대가로 반대 세력을 진압하는 등 인권 침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한 카디로프와 그의 보안군은 고문과 사법 외에도 살인, 특히 무슬림 국가에서 동성애 남성에 대한 잔혹한 숙청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더타임스는 인권침해로 악명이 높은 카디로프가 성소수자(LGBTQ) 인권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방탄소년단의 팬들을 위한 K팝 카페를 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이 무슬림이 대다수인 체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들의 팬들은 종종 괴롭힘을 당한다"고 보도했다. 체첸 전문가 해럴드 챔버스는 자유유럽방송(RFE/RL) 웹사이트에 "법률과 전통은 카디로프의 자녀들이나 다른 관료들의 자녀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그들이 미래의 지도자라는 사실이 더욱 건드릴 수 없도록 만든다"고 전했다.
한편 카디로프는 타바릭을 제외한 자신의 자녀들을 고위직에 임명하고 있다. 딸 아이샤트(25)는 문화부 장관을 거쳐 지난해 체첸 부총리 자리에 올랐으며, 장남 아크마트(18)는 스포츠 및 청소년 정책 부장관이 됐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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