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자동차검사연구센터, KADIS 등 신기술 시연
기기 보급 확대…내년 전기차 배터리 검사 의무화
자율차 주행 시뮬레이터 검사…국제 표준화 노력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경북 상주에서 도로 위 위험 상황을 관리·통제한다면, 김천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을 살피고, 자율주행자동차 요소 장치를 검사한다. 공단은 잇단 배터리 화재에서 야기된 전기차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8일 방문한 김천 첨단자동차검사연구센터에서는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을 통한 전기차 검사 과정을 볼 수 있었다. BMS는 실시간으로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감지·경고하는 시스템이다.
정부는 BMS 검사와 진단 항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 중이다. 이와 관련해 공단은 자체 개발한 정밀진단기(KADIS) 보급을 확대·상용화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진단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KADIS는 현재 공단검사소 60곳에서 160개(100%)를 보유하고 있고, 민간의 경우 32.3%에 해당하는 612곳에서 가지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월 2만5000원의 구독료로 민간에서 KADIS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검사기법을 고도화해 차량 데이터를 30초 만에 수집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KADIS를 차량에 연결하니 모니터에는 '모터 제어-정상 작동', '완속 충전기-정상 작동', '충전 제어 모듈-고장'과 같은 진단 결과가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동적 상태에서도 검사가 가능해지도록 한 것은 물론이고, 전기차 충전구를 활용한 통합 절연저항 검사 장비도 개발했다. 탈거 전 배터리 정밀 측정을 위한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자율차 안전을 위한 한국식 주행 시뮬레이터 검사 장비(KADAS)도 눈길을 끌었다. 차량 조향과 급브레이크 기능, 차량 축거(앞뒤 바퀴 간격)에 따른 자동 길이 조절 기능 등이 포함된 'X-로드 커브'가 아시아 최초로 적용됐다. X-로드 커브 위에 오른 자율차는 전방 모니터를 통해 앞차와 가까워지거나 방향이 틀어지는 상황 등에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 검사받게 된다.
검사 중인 자율차에 직접 타보니 앞차와 가까워지는 가상 상황에 경고음이 먼저 울리고, 차량이 곧바로 뒤로 밀려났다. 갑자기 튕겨 나가는 듯한 움직임에 놀람이 컸다. 하지만 그만큼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이런 형태의 검사 장비는 한국과 독일에만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 관계자는 "양국이 국제 표준화와 검사기능 고도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검사가 가능해 검사 패러다임의 변화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센터 옆에는 전기차 8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주차타워용 600㎾급 자동충전시스템이 건물 한 채 규모로 지어지고 있었다. 2026년 3월까지 개발, 실증연구를 진행한다. 이 건물 아래층에는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를 수조에 넣어 식힐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된다. 배터리가 전부 연소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전기차 특성상 간혹 재발화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정용식 공단 이사장은 "공단은 제작·운행 단계의 전기차 안전 확보를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검사 인프라 확충에도 애쓰고 있다"며 "모빌리티 종합 안전기관으로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교통 분야 공공서비스 혁신을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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