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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 숨통 틔었나…서울 임의경매 1년7개월 만에 하락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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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454건, 전월比 24건 줄어
"주담대 금리 인하, 집값 상승 영향"
임의경매 감소세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서울에서 대출 원리금을 받지 못한 금융사가 넘긴 법원 경매 건수가 1년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로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가 원리금도 상환 못 했던 이들의 물건이 경매시장에 쏟아지고 있었는데, 지난달 들어 경매시장에 접수된 건수가 줄어들게 됐다. 집값 상승과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나, 이런 현상이 추세적으로 자리잡을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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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유효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건수는 6454건으로 집계됐다. 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집합건물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지난 9월(6478건)과 비교해 24건이 감소했다. 2023년 3월(3686건) 이후 19개월 연속 이어지던 상승세가 꺾였다.


임의경매는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원리금을 3개월 이상 연체했을 경우 채권자가 부동산을 법원 경매에 넘기는 절차를 말한다. 강제경매와 달리 별도 재판을 거칠 필요 없이 바로 실행 가능하다. 주로 대출을 내준 금융사가 채권자가 된다. 임의경매 신청 건수는 아파트값 상승기에 주택담보대출을 최대로 받아 아파트를 매매한 이른바 ‘영끌족’들이 고금리에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계속해서 증가해왔다.

임의경매 건수가 줄어든 것은 대출금리가 내려간 영향이 크다. 부동산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이주현 전문위원은 "통상 대출금리가 인상되면 임의경매 신청 건수도 증가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특히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대출금리가 내려가면서 임의경매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잔액 기준)는 올해 1월(4.32%)부터 매달 꾸준히 내려가 지난 9월 4.19%를 기록했다.


올해 초 서울을 중심으로 나타난 집값 상승 영향도 경매 물건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차주들이 담보로 설정한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등 처분할 기회가 생기면서 경매로 넘어가는 매물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임의경매 신청 건수 감소 현상이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실제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이 계속해서 가계대출을 옥죄고 있고 이미 대출금리에 금리 인상 기대감이 선반영됐다. 임의경매 물건에 대한 채권자가 저축은행, 캐피탈, 대부업체 등 2·3금융권인 경우도 지난달 514건(수도권 기준)으로 전월(348건) 대비 166건 늘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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