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탄핵의 정치학', 탄핵과 민주주의 고찰
성공한 탄핵 VS 실패한 탄핵, 비교·분석
"탄핵, 조심스럽고 절제된 방식으로 추진돼야"
탄핵이 '뉴노멀'인 시대다. 최근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까지 ‘탄핵’을 입에 담는 일이 흔해졌다. 한국은 대통령 탄핵을 두 차례 시도한 국가다. 한 번은 실패, 한 번은 성공으로 이어졌다.
탄핵 사례는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두 가지 모순을 드러낸다. 하나는 탄핵이란 극단적인 조치가 동원될 정도로 민주주의가 미성숙하다는 사실이다. 다른 하나는 탄핵이란 합법적 처방을 통해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정도로 민주주의가 성숙하다는 사실이다. 두 사례가 다른 결론으로 이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정치는 다시 탄핵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통령의 독선과 낮은 인기, 대통령의 부인과 채 상병 사건을 둘러싼 특검 공방, '명태균 게이트'의 등장, 과반을 크게 웃도는 야권의 의석 점유,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 등 한국 민주주의는 탄핵 정치의 한복판에 서 있다. 탄핵은 과연 민주주의를 지키는 수단이 될 수 있을까.
비단 한국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탄핵은 정치의 일상적 수단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첫 번째 대통령 임기 4년 동안 두 차례나 탄핵 소추됐다. 탄핵이 수시로 이뤄졌던 남미는 만성적인 정치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바야흐로 탄핵 민주주의의 시대라고 부를 만하다.
'나쁜 권력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메디치)는 노무현·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정치 현장에서 지켜본 저자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다. '왜 한 번은 실패하고, 한 번은 성공했을까'와 '탄핵이 민주주의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저자의 고민을 오롯이 담았다.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내는 등 굵직한 정치 경력을 지닌 저자 이철희 전 의원은 '썰전'으로 상징되는 정치논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독자들이 단순히 찬반을 넘어 탄핵에 대해 좀 더 넓고 깊게 바라보면서 신중하고 균형 있게 접근하기를 제안한다.
이 책은 탄핵제도를 역사·이론적 측면에서 조망한 뒤 해외의 탄핵 사례들을 들여다본다. 이후 한국의 두 탄핵 사례를 생생하게 비교·분석하면서 현재의 탄핵 정국을 말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가 걸어온 길을 성찰하고, 나아갈 길을 고민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탄핵은 다른 방법이 다 통하지 않을 때 아주 조심스럽고 절제된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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