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다른 차원 협력" 뜻 모은 韓·인도 정상…15건 MOU·5년 공동전략비전 채택
李대통령·모디 총리 정상회담 종료
'소년공'과 '짜이왈라(茶 장수)'의 만남…깊은 친밀감 눈길
조선·AI·방산·에너지 등 분야 전략 협력 확대
인도 측에 기업 애로 해소 요청·나프타 공조도 논의
'글로벌 사우스' 외교 본격화…訪韓 제안에 모디 총리 화답
인도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양국은 항만·산업협력위원회 신설·중소기업 협력 등 내용을 담은 총 15건의 양해각서(MOU) 체결과 함께 2030년까지 5년 동안 협력 방향을 담은 '공동 전략 비전' 문서를 채택했다. 또 '조선·해운·해상물류 분야 파트너십을 위한 포괄적 프레임워크' '지속 가능성 분야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 '에너지 자원 안보에 관한 공동성명' 등 3건의 부속문건도 교환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드로우파디 무르무 인도 대통령 주최 국빈 만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1일 한·인도 정상회담을 모두 마친 이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8년 만에 이뤄진 인도 국빈 방문은 글로벌 사우스 외교의 본격적 가동을 알리는 기회이자 14억명 인구를 바탕으로 고속 성장 중인 인도와 새로운 협력 모멘텀을 창출하고 미래지향적·전략적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드라우파디 무르무 인도 대통령, 모디 총리와 함께하는 공식 환영식과 간디 추모공원 헌화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모디 총리와 친교 일정으로 공동 식수 행사에 참석해 '아소카 나무'를 함께 심었다. 특히 양 정상의 소인수 회담은 당초 40분 정도로 예정됐지만 1시간을 넘겨 진행됐다. 위 실장은 "양측 의전에서 이후 일정 지연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켜 드려야 할 정도로 열띤 대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2015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이후 지난 10년간 양국 관계가 상당히 발전했지만, 협력 잠재력에 비해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한 단계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자는 데 뜻을 모았다.
위 실장은 "양측은 한국의 '국가 대도약'과 인도의 '선진 인도 2047' 실현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가 서로라는 데 공감했다"며 "중동 전쟁 등으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양국이 상호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고, 어려운 국제경제 여건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모디 총리는 소인수 회담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가 100여년 전 '코리아가 동방의 등불이 될 것'이라고 했던 예언이 현실이 됐고 그것이 빛의 혁명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인도의 인구와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비해 한국 교민은 1만2000명, 진출 기업도 670여개 수준에 그치는 등 한·인도 관계가 정체돼 있다고 진단하면서 민간 교류와 경제 협력, 안보 협력을 지금과는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자고 제안했다.
양 정상은 또 민주주의라는 공통 가치가 양국 협력의 중요한 토대라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위 실장은 "민주주의가 개인의 충분한 역량 발휘를 촉진하고, 그런 점에서 아시아의 대표적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과 인도의 협력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데 (양 정상은)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모디 총리는 이 자리에서 구자라트 지역 주총리 시절 다른 정치인들이 미국 등을 경제 발전 모델로 삼을 때 자신은 한국을 모델로 삼아 주 발전을 가속화했다는 일화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그간 접수된 한국 기업들의 애로사항과 전날 동포 간담회에서 제기된 요구 사항도 상세히 설명하며 인도 측의 개선도 요청했다. 이에 모디 총리는 한국 기업들의 애로를 집중 청취하고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기회를 갖겠다고 즉석에서 약속했고, 더 많은 한국 기업의 인도 투자와 진출도 당부했다.
이어진 확대회담에서는 조선, 금융, 인공지능(AI), 방위산업 등 신규 전략 분야의 협력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산업협력위원회 구성, 금융 협력, 중소기업 진출, 과학기술 협력, 환경·기후 협력, 국방·방산 협력, 문화·인적 교류, 한국어 교육 확대, 게임 분야 협력 등 거의 전 분야를 망라하며 실질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위 실장은 "양 정상은 한반도 문제와 최근 중동 정세를 포함한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국제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안도 논의했다"며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 수급과 주요 에너지 수입국으로서의 공조 방안도 회담 테이블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문 내내 두 정상이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깊은 개인적 친밀감을 보였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캐나다에서 가진 이 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따뜻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이날 정상회담에도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소년공과 '짜이왈라(茶 장수)'가 만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고 화답하며 유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향후 적절한 시기에 모디 총리의 방한을 제안했고, 모디 총리도 이에 화답했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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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에 이어 진행된 모디 총리 주최 오찬에는 양국 주요 기업인들도 함께 참석해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무르무 대통령 면담, 국빈 만찬까지 소화했다. 위 실장은 "대통령 면담과 국빈 만찬 역시 예정보다 훨씬 길어졌다"면서 "당초 이날 공식 일정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8시30분께 끝날 예정이었지만, 양측 간 따뜻하고 깊이 있는 대화가 이어지며 실제 종료 시각은 오후 9시40분으로 1시간가량 늦춰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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