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교사 VS 실리콘밸리 노동자 대결
치열한 정책대결에도 인신공격은 자제
미국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과 공화당 간의 대결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얼마 전 열린 대선 후보 토론에 이어, 이번에는 부통령 후보들이 맞붙었다. 민주당의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의 밴스 상원의원이 2일 오전 10시(한국시간)부터 약 90분간 부통령 후보 TV 토론에 참여했으며, 이 토론은 예상보다 큰 관심을 끌었다.
부통령 후보 토론은 통상 대통령 후보 토론에 비해 관심이 적지만, 이번 토론은 예외였다. 두 후보가 모두 흙수저 출신으로, 서로 다른 성장 배경과 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월즈는 교사와 축구 코치로서 친근한 이미지가 강하고, 밴스는 명문대를 졸업한 후 벤처 사업가로 성공한 '개천에서 용 난' 케이스로, 서로 다른 사회적 성장을 보인 점이 눈길을 끌었다.
토론의 첫 질문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 충돌에 대한 입장이었다. 이날 새벽에 있었던 충돌이었던 만큼 기습질문이었다. 두 후보 모두 이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으나, 각자의 입장을 피력했다. 월즈 주지사는 이스라엘의 자주 국방 능력을 강조하며, 미국이 동맹국을 보호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밴스는 이스라엘이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미국의 역할은 동맹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밴스는 이란의 동결 자산을 풀어준 바이든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그 자금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사용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에서는 불법 이민과 국경 정책, 총기 규제, 낙태권 등 주요 사회적 이슈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밴스는 현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국경 정책을 비판하며, 불법 이민자 추방과 국경 장벽 건설을 다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월즈는 해리스 부통령의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시절 성과를 강조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포괄적인 국경 통제 법안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기 규제와 관련해서도 두 후보의 입장은 대조적이었다. 밴스는 불법 총기의 유입이 문제라며 국경 보안의 강화를 주장했고, 학교의 보안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월즈는 총기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총기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총기를 규제함으로써 학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낙태권 문제는 또 다른 주요 쟁점이었다. 월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며,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밴스는 연방 차원의 부분적 낙태 금지를 지지하며, 민주당의 입장은 급진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토론에서 두 후보는 서로의 상반된 정책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지만, 전반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은 자제한 편이었다. 오히려 토론 중 9번 이상 서로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히며, 이전 대선 후보 토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특히 토론 시작과 종료 후에 두 후보는 악수를 나누고 서로의 가족을 소개하며 예의를 갖추었다.
토론 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밴스가 42%, 월즈가 41%의 지지를 받으며, 두 후보 간의 격차는 거의 없었다. 정책적으로는 큰 차이가 있었지만, 이번 토론에서는 예상보다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가 돋보였다.
김필수 경제금융매니징에디터 pilsoo@asiae.co.kr
이경도 기자 lgd0120@asiae.co.kr
조강욱 국제부장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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