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판다는 날카로운 발톱과 강한 힘을 지녔지만 누군가를 먼저 공격하는 법이 없다. 게다가 특유의 외모로 세계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1970년 냉전 시대에서 데탕트(평화) 시대를 열어젖힌 상징이 바로 판다이다. 전 세계에 판다가 오가는 '판다 외교'는 '서로를 파괴하거나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는 게 좋다'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 즉, 무기나 실력으로 상대를 위협해서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게 아니라 매력과 친근함으로 관계를 발전시키는 방향을 판다가 우리에게 알려준다. 글자 수 1010자.
[하루천자]판다에게서 배우는 우리의 미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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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도 요즘 한국만큼 판다가 많은 화제가 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러바오와 아이바오도 인기가 많지만, 2020년에 둘 사이에서 새끼 판다 푸바오가 태어나면서 특히 관심이 더욱 커졌다.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판다를 기르면서 새끼까지 태어난 사례는 드물어서 그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끌 만한 일이다. 게다가 2020년대 한국은 1990년대에 비해 동물을 좋아하는 문화가 훨씬 더 성장했다. 푸바오의 모습이 인기를 얻기 좋은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무엇보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푸바오의 활동 모습이 많은 사람에게 '보기 좋은 영상'으로 공유되었다. 그 덕분에 판다는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파고들 수 있었다.

한국에 온 두 번째 판다는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크게 성공했다. 문화적으로도 한국 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면서 파고들었다. 단적인 예로,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이 태어났을 때 이름을 공모했는데, 참여 건수가 2만 건이 넘을 정도였다. 이 숫자는 한국 최초의 독자 기술 우주발사체인 누리호의 이름을 지을 때 참여한 사람 숫자의 두 배에 달한다.


세계적으로 보면 요즘 판다 외교에 대한 평가는 좀 바뀌고 있다. 무엇보다도 1970년대 판다 외교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와 비교하면 중국 정부의 위치가 완전히 바뀌었다. 중국은 그때처럼 여러 나라들과 처음 교류하는 '알 수 없는 신비의 나라'가 아니다. 그와 정반대로 가장 많은 나라와 교류하며 가장 많은 상품을 전 세계에 공급하는 나라가 되었다. 중국은 한 손으로 꼽을 수 있는 강대국 중의 강대국이다. 따라서 예전과 같은 태도로 다른 나라에 판다를 보내지 않는다. 판다를 받아들이는 다른 나라의 태도도 마찬가지로 그전과 달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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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정치 외교의 상황과 맞물려 판다가 고민거리가 되는 사건도 생기는 듯하다. 2023년 미국에서 판다 한 마리가 사망했다. 중국은 그 판다가 왜 사망했는지 중국에서 조사하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판다 사망 사건이 미국과 중국의 알력 싸움처럼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곽재식, <판다 정신>, 생각정원,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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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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