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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팔겠다고 장애인·노인에게"…통신분쟁 5년간 KT가 가장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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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로 폰 개통, 위약금 부당"
통신분쟁조정 신청, 해마다 증가
강제성 없고 양측 합의 없인 해결 불가
위원 수 증원…직권조정결정 제도 신설

자료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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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폐증을 앓고 있는 중증 장애인 A씨는 인터넷 채팅으로 B씨를 만났다. A씨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평소 알고 지낸 휴대폰 판매점 대표에게 연락해 폰 가개통을 의뢰했다. A씨는 B씨가 시키는 대로 판매점에서 휴대폰 2회선을 신규 개통했다. 하지만 A씨는 구입한 휴대폰은 받지 못했고 유심만 받은 채 돌아왔다. 인지 능력이 부족한 장애인을 속여 휴대폰을 개통시키고 단말기까지 갈취한 사건이다. 해당 통신사는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개통 취소 조치를 했다. 하지만 휴대폰 할부금과 요금까지 구제받을 순 없었다. 이에 A씨는 통신분쟁조정 제도를 활용해 휴대폰 할부금과 요금을 구제받기 위해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 80대 C씨는 무료 급식소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폐지를 주울 만큼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 휴대폰 대리점 직원 D씨는 C씨에게 "요금을 적게 나오게 해주겠다"며 2020년 12월부터 1년 동안 3차례 기기변경을 유도했고,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은 C씨에게 고가의 요금제에 가입하게 했다. 이에 통신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는 개통된 휴대전화 서비스를 위약금 없이 모두 해지하고 단말기 잔여할부금도 면제하도록 사건을 조정했다.

5G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전반적인 삶의 질은 향상됐지만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피해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특히 휴대폰 판매 현장에서 단말기 기깃값을 싸게 해준다며 고가 요금제 이용을 강요하거나, 요금제를 변경할 때 위약금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등 무분별한 영업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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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조정 신청 지속적으로 늘어

방송통신위원회는 2019년 통신사업자와 이용자 사이의 분쟁을 예방·해결하기 위해 통신분쟁조정제도를 마련했고, 이듬해 2년 임기의 분조위를 구성해 통신분쟁의 해결사 역할을 하도록 했다.


분조위에 접수된 신청 건수는 2019년 155건, 2020년 572건, 2021년 1170건, 2022년 1060건, 지난해 1259건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신청 사유를 유형별로 보니, 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속도나 통화 품질 관련 조정 신청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통화 품질 관련은 2021년 173건에서 2022년 84건, 지난해 64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통신 이용계약을 맺을 때 이용자가 부당한 일을 겪거나 약정 조건 등 중요사항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분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약정 조건 관련 조정 신청은 2021년 277건에서 2022년 321건, 2023년 314건을 나타냈다. 지난해 분쟁조정 신청 중 10건 중 7건은 요금 감면 및 환급, 위약금 면제, 피해보상 등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KT, 통신분쟁 부동의 1위

KT 는 2019년 통계 작성 이래 5년간 분쟁이 가장 많이 일어난 통신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통신분쟁조정 신청은 KT가 499건으로 SK텔레콤 (290건), LG유플러스 (186건)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스마트폰 등 무선 서비스만 따지면 KT(389건), SK텔레콤(246건), LG유플러스(114건) 순이었다. 무선 통신 분야에서의 분쟁은 △단말기 기깃값을 거짓으로 고지하거나 오인하게 만들어 폰 개통 유도 △고가요금제 이용 및 부가서비스 가입 강요 △미흡한 고지로 요금제 변경 시 위약금 발생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인터넷, 시내전화 등 유선 서비스 분쟁에서도 KT가 110건(34.7%)으로 가장 많았다. 인터넷 해지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장기간 요금이 청구되거나, 혜택 제공을 한다고 가입을 유도한 후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이전 설치 불가로 서비스를 해지했을 때 위약금을 청구하는 이유로 분쟁이 발생했다. 지난해 알뜰폰 사업자의 분쟁 건수 역시 KT엠모바일(53건), KT스카이라이프(42건)가 상위 1, 2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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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안, 당사자 모두 합의해야 효력

그렇다면 통신 분쟁사건은 제대로 처리되고 있을까. 방통위원장이 임명한 조정위원장을 포함해 총 10명으로 구성된 분조위가 조정안을 마련한다. 조정안에 강제성은 없다. 가장 좋은 건 분조위가 조정안을 내놓기 전에 당사자 간에 합의하는 것이다. 하지만 피신청인(사업자)이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으면 사건은 미해결로 종결되고 만다. 지난해 조정 불수락된 사건은 95건으로 전체 신청 건수의 10건 중 1건에 해당된다.


조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새로운 제도가 마련됐다.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분조위 의결을 거쳐 직권으로 조정을 갈음하는 '직권조정결정 제도'가 그것이다. 손해배상 등 피해구제 조치뿐만 아니라 분쟁 원인이 되는 행위를 중지시키고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여전히 강제성은 없지만 사건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올해 휴대폰 판매점에서 80대 노인인 이용자의 동의없이 기기변경을 하고 단말기를 가로챈 사건에 직권조정결정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판매점이 폐업하고 점주와 연락이 닿지 않는 등의 사정을 감안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해 법 개정으로 분조위 위원 수가 최대 30명으로 늘었고, 직권조정결정 제도가 마련됐다"며 "분쟁조정 업무가 더욱 효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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