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해도 달라진 게 없다"…초등생 학폭 피해, 두 배 넘게 늘었다
학폭 경험 2년 새 큰 폭 증가
2023년 4.9%→작년 12.5%
"신고해도 변화 없다" 33%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해 경험 응답률이 2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연령 학생 사이에서 장난과 폭력의 경계가 흐려지는 가운데, 피해를 신고해도 실질적인 변화가 없었다고 느끼는 학생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학교폭력 예방 전문기관 푸른나무재단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재단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3일부터 12월31일까지 전국 초·중·고교생 847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초등학생 가운데 학교폭력 피해 경험 응답률은 2023년 4.9%에서 지난해 12.5%로 2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피해 응답률은 각각 3.4%와 1.6%로 나타나 초등학생의 피해 응답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재단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저연령 학생이 폭력과 장난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한 채 갈등을 신체적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언어폭력 최다…신체 폭력 비중도 커졌다
초·중·고교생 전체 응답자가 신고한 학교폭력 피해 유형 중에서는 언어폭력으로 23.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체 폭력 17.9%, 사이버폭력 14.5% 순이었다. 특히 신체 폭력 비중은 2023년 10.6%보다 크게 늘었고,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사이버폭력 중에서는 온라인 게임을 매개로 한 피해가 39.9%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95.7%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함께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재단은 "온라인 게임이 현실의 관계와 결합한 복합적인 피해 경로가 됐다"고 분석했다.
"신고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방관 응답도 늘어
학교폭력을 보고도 개입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증가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하고도 가만히 있었다'는 응답은 54.6%로, 2021년 21.5%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피해를 신고했지만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학교폭력 피해를 신고했으나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응답은 33%로, 2021년 10.9%의 약 3배 수준이었다.
피해 학생들이 가장 바라는 해결책은 '가해 학생의 사과'였다. 해당 응답은 70.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피해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한 학생들도 그 이유로 '가해 학생에게 사과를 받지 못해서'(50.8%)를 가장 많이 꼽았다. 가해 학생 또한 가해를 멈춘 이유로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게 되어서'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푸른나무재단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 후보자들에게 학교폭력 대응 행정 강화, 피해자 정신건강 회복 인프라 확충, 지역사회 갈등 확산 방지 교육 등을 공약에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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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익 푸른나무재단 상임대표는 "학교는 아이들이 매일 살아가는 공간이고, 지역사회는 아이들 삶의 기반"이라며 "학교폭력 정책은 학생 안전과 학교에 대한 신뢰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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