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던 가리왕산 생태복원(원상복구)에 새로운 기류가 읽힌다. 정부가 최근 강원도청에서 제19회 민생토론회를 가진 이후의 이야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가리왕산의 자연경관과 올림픽 유산을 활용해 강원도의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강원도 지역사회를 들썩이게 했다. 지역경제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는 공언과 함께 가리왕산에 설치된 곤돌라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산림청이 당초 생태복원 계획을 변경하게 되면 곤돌라 등 시설을 존치해 강원도가 지역 관광산업과 연계할 수 있게 된다.
활강경기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정선군 북평면 중봉길 일대에 조성한 알파인스키장의 일부다. 활강경기장이 위치한 가리왕산 상부는 산림유전자보호구역으로, 원칙대로라면 개발 자체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산림청·환경부·환경단체와 강원도 등으로 구성된 ‘가리왕산 생태복원 추진단’이 올림픽 종료 후 생태복원을 전제로 개발 계획을 통과시켰고, 정부가 ‘평창올림픽법(특별법)’을 근거로 개발을 허가하면서 활강경기장 조성도 가능해졌다.
정작 강원도와 정선군은 올림픽 폐막 후 현재까지도 활강경기장을 복원하지 않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명목으로 활강경기장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가 지역에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여기에 산림의 보존과 활용이라는 포장지가 더해진 것도 지역에는 충분한 명분을 준다. 다만 현재로선 대통령 메시지가 곤돌라 존치 가능성에 무게를 좀 더 실었을 뿐, 최종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
2021년 정부와 강원도 등은 원칙적으로 가리왕산의 복원에 착수하되, 올해 12월31일까지 곤돌라를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합의했다. 산림청은 가리왕산 문화유산 보존과 효과적 활용 등 산림효용 극대화 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을 진행해 곤돌라 등의 존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7월 용역 결과를 받은 후 복수의 안을 토대로 이해당사자 의견을 수렴해 연내 결론을 도출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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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산림청과 강원도 등 이해당사자는 가리왕산 개발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약속된 사업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정부 대 지방자치단체 간의 원칙과 신뢰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지역 편의에 맞춰, 상황 변화에 따라 원칙과 신뢰가 훼손된다면 제2·제3의 가리왕산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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