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5000원 배당 가결·정관변경 부결…최윤범 "기술 경쟁력 강화"(종합)
19일 제50회 주주총회
고려아연을 창립한 장씨 집안과 최씨 집안이 맞붙은 고려아연 주주총회가 양측 반반 승리로 끝났다.
19일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 별관에서 오전 9시45분부터 1시간 넘게 열린 고려아연 제50회 정기 주총에서 최대주주 ㈜영풍이 반대한 배당안은 가결됐고, 고려아연이 상정한 정관변경 안건은 부결됐다.
먼저 1호 의안인 주당 5000원 결산 배당 안건은 찬성 61.4%로 가결됐다. 주총에 앞서 ISS와 글래스루이스, 한국ESG연구소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대다수도 배당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영풍은 이 배당안에 대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영풍은 지난달 21일 '고려아연 제50기 정기주주총회 부의의안에 관한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의 자금 여력이 충분한 데도 지난해 6월 실시한 중간 배당(주당 1만원)보다 결산 배당을 줄였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주주환원율(76.3%)은 전년 50.9%보다 훨씬 높다"며 "기업이 모든 이익금을 투자나 기업환경 개선에 할애하지 않고 주주 환원에 쓰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와 주주권익을 떨어뜨린다"고 반박했다.
이날 주주들이 고려아연 손을 들어주면서 배당 분쟁은 일단락됐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외국 합작법인만 할 수 있도록 한 기존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은 부결됐다. 참석 주주 53.02%가 찬성하면서 과반을 획득했지만 특별 결의 사항 기준을 넘지 못했다. 정관 변경은 특별 결의 사항이다.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고려아연은 "이날 주총의 주주 참석률은 평균 90%에 못 미친다"며 "정관 변경안에 반대해온 영풍과 장씨 일가의 반대만으로도 사실상 안건 통과는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장사협의회가 권고하고, 영풍을 포함해 상장사 97%가 적용한 표준 정관을 도입하려고 했으나 특별 결의 요건을 넘지 못했다"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경영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약 7.8%를 보유해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았던 국민연금은 배당안과 정관변경안 모두 찬성했다.
이날 장형진 영풍 고문과 고려아연 공동 대표이사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의장인 박기덕 고려아연 공동대표가 주총을 진행했다.
앞서 장형진 영풍 고문과 ㈜영풍 측은 지난달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고려아연이 제안한 두 안건에 반대 의사를 밝혔으나 거부당했다. 영풍은 이사회 다음날 언론에 입장문을 냈고 고려아연 측도 반박 입장문을 냈다. 양측은 입장문을 번갈아 발표하면서 주총 전날까지 장외 신경전을 이어왔다.
영풍그룹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1949년 공동 설립했다. 장씨 일가가 지배회사인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를,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을 맡는 분리 경영을 해왔다. 최기호 창업주의 손자인 최윤범 회장이 2022년 승진과 함께 경영권을 물려받으면서 계열 분리 가능성이 나왔고 같은 시기 장씨 집안과의 지분 경쟁이 심해졌다. 최 회장 지분은 1.75%이지만 우호 지분을 합하면 33%를 넘는다. 영풍그룹 측의 지분은 작년 말 기준 32.27%다.
이날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압도적인 지지로 의결됐다. 이로써 최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신성장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와 ESG경영 전략이 추진력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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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국내외 산업 전반에 저성장 기조와 전기료, 원료비 상승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되고 있지만 원가 절감과 기술력 향상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기존 제련사업과 신사업 간 시너지를 내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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