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벽 '20분 걷기'시킨 고교…인권위 "중단 권고"

6시 40분에 기상시켜 강제로 '새벽 걷기'
아침 운동 불참한 학생에게는 벌점 부과
인권위 "규율과 복종 내면화…중단 권고"

전교생에게 매일 새벽 걷기를 시키고 불참할 경우에는 벌점을 부과한 고등학교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중단을 권고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아시아경제 김현민 기자]

19일 인권위는 전교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경북의 A 고등학교가 학생들의 일반적 행동 자유권과 자기 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 아침 운동 강제를 중단하고 관련 규정을 삭제할 것을 권고했다.

A 고등학교는 운영 규정에 따라 전교생을 매일 아침 6시 40분에 기상시켜 약 20분 동안 뒷산을 걷게 했다. 기숙사의 취침 시간은 밤 12~1시이며, 아침 운동에 불참한 학생에게는 벌점을 부과했다. 이에 재학생 B씨가 생리통·두통·복통 등 몸이 좋지 않은 학생도 강제로 운동에 참여하면서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생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전통이라고 항변했지만, 인권위는 학생의 손을 들어줬다. 인권위는 "강제로 하는 아침 운동으로 학생들이 자유롭게 인격을 발현하며 생활 영역을 주체적으로 형성하기보다 규율과 복종을 내면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학생들의 수면 시간이 길지 않은데도 아침 운동을 하게 한다면 (건강이 증진되는)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