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병원 ‘텅텅’…지역필수의사제 실효성 가지려면[필수의료 해법]
현행 ‘공중보건장학제도’ 비슷
장학금 줘도…강제성 없어 유치 효과 미미
취약지역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이 먼저
대학 부실화 대응도 병행해야
[글 싣는 순서]
①32조 비급여 팽창 통제 고리, ‘혼합진료 금지’ 남은 쟁점은
②핵심 뇌관, 의료사고 처리 특례법...의료주체와 접점 좁혀야
③日은 70년대부터 대책 마련·편재 해소 초점…韓 제언점은
④‘폐교’ 서남의대 재연 우려… 지역 필수의사제 실효성 가지려면
정부가 지방 의료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열악한 근무환경이나 현실적인 유인책 등 보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사들을 유인할 수 있는 지방 의료 인프라 확충이 먼저 추진돼야 지역필수의사제 도입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필수의사제는 대학 입시 단계에서 장학금과 거주비용, 수련비용 등을 지원받은 학생이 의사가 된 뒤 일정 기간 지역에서 근무하는 제도다. 지역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지역 필수의료기관과 장기근속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자체 차원에서 지방 의료 상황이 어떤지 파악하고, 그 데이터를 통해서 핀셋 지원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예컨대 응급소아과 전문의가 없는 특정 지역 병원에 예산을 주고 의사를 고용하게 하려면, 먼저 그 지역 소아응급의 인원 관련 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도 "취약지역의 응급의료 인프라를 먼저 확충해야 한다”며 “특히 24시간 돌아가는 응급실의 경우 하기 싫은 사람을 강제로 앉혀 놓는다면 응급의료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했다. 인프라 보완으로 의사들이 지방 병원 응급실에서도 일을 할 만하다는 동기부여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지역필수의사제는 현행 ‘공중보건장학제도’와 비슷한데, 그 유치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에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있다. 공중보건장학제도는 의과대, 간호대 재학생에게 정부와 지자체에서 일정 기간 장학금 등 경제적 지원을 한 뒤 의사 면허 취득 이후 최소 2년에서 최대 5년간 해당 지역 지방의료원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게 하는 제도다. 복무지역은 보건복지부에 의사 충원을 요청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의대생이 선택하는 방식이다. 2019년 사업 시행 이후 5년간 전국 의대생 모집정원 100명 중 52명만 지원하는 데 그쳤고, 그나마 복무 선호 지역도 대부분 경기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계약형 지역의사제는 강제성이 떨어져서 지역의료에 복무할 의사를 책임감 있게 양성할 대책으로는 효과성 면에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무총장 역시 “계약 위반 시 의사면허 취소 등과 같은 강력한 벌칙 요소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남의대 폐교 사건’과 같은 선례를 남기지 않으려면 지방의대 부실화 방지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북 남원 서남대 의대는 부속병원이 없어 부실 교육 비판을 받아오던 중 설립자의 교비 횡령 사건을 겪은 끝에 2018년 폐교됐다. 당시 서남대 의대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전북대 의대와 원광대 의대로 흩어져 수련과 학업을 하는 등 큰 사회적 혼란과 고통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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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의료개혁 과제 해결을 구체화하기 위해 이번 주부터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준비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 이를 통해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를 조속히 구성하고, 지역필수의사제 등에 대한 세부적 실천 로드맵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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