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보고서 "올해 더 나빠진다"
작년 오프라인 경매낙찰 1261억 전년대비 28.6%감소
매력적 작품 줄어들면서 올해 더 어려울 듯
지난해 조정기에 접어들었던 국내 미술시장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대표 이호숙·정준모)는 '2023년 연간 미술시장 보고서'를 통해 현재 국내 미술시장은 강력한 조정기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적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세계 경제 성장률 연속 둔화 전망 등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사회의 정치·지정학적 갈등과 긴장 상태의 지속, 기후 문제 등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경매 시장의 낙찰 결과를 시장의 바로미터로 인식하는 국내 시장 수요의 특성으로 볼 때 국내 시장 전망은 어둡다고 짚었다. 몇몇 작가들에 집중되어 거래가 이뤄졌던 국내 미술시장의 구조 속에서 작가 포트폴리오가 더욱 좁아진 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에서 오프라인 경매 낙찰 총액은 1261억 7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8.6% 감소했다. 낙찰 작품 수량도 1973점으로 15.4% 줄었고, 낙찰률은 전년 대비 8.1%포인트 하락한 70.4%에 그쳤다. 국내 양대 경매업체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경매만 따져보면 지난해 낙찰총액은 986억3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0% 감소했다. 10억원 이상에 낙찰된 작품은 이우환과 야요이 쿠사마, 유영국, 김환기, 박서보 작품과 고미술 등 17점이다.
센터는 "몇몇 작가들에 집중되어 거래가 이루어졌던 국내 미술시장의 구조적 한계는 조정기 시장에서 작가 포트폴리오를 더욱 좁혀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구매할 만한 작품들을 시장에서 찾기 어려운 양상에서부터 미술시장이 지금보다 더욱 나빠질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일부 해외 미술 경매시장에도 찬바람이 불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크리스티와 소더비, 필립스에서의 경매 판매 총액은 111억6000만 달러(구매자 프리미엄 포함)로, 전년 대비 18.8% 하락했다. 이는 2021년과 비교하면 약 8.9% 낮았지만, 2019년 팬데믹 이전보다는 약 11.6% 높은 수치다.
다만, 판화와 에디션 미술품(복수 제작이 가능한 미술품) 등 저가 작품 판매가 늘면서 판매된 작품 수량은 2022년 10만8832점에서 지난해 11만4914점으로 증가했다. 고가 낙찰가 순으로 상위 100위에 속하는 작품들의 판매 총액은 2022년 약 41억 달러에서 2023년 약 24억으로 감소했다.
초고가 작품의 경우 2023년에는 1억 달러 이상에 낙찰된 작품이 파블로 피카소의 와 구스타프 클림트의 두 작품이었지만, 2022년에는 6점이 판매되었다. 2023년 역시 초고가 작품 거래에 집중되었는데, 경매에서 판매된 상위 25점의 총액은 100~500위 작품 총액을 합친 것보다 높았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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