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로 무단횡단하던 행인 사망…버스기사 무죄 이유는
시속 50㎞로 주행하던 중 보행자 치어
교통공단 "거리 짧아 충돌 피할 수 없었다"
왕복 8차선 도로에서 무단횡단하던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시내버스 기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일 인천지법 형사8단독 김지영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시내버스 기사 A씨(70)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2년 9월 1일 오후 10시35분께 인천 부평구의 한 도로에서 버스를 몰다가 B씨(42)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왕복 8차로에서 시속 51~53㎞로 버스를 운행하던 중 보행자 적색 신호에 횡단보도를 무단으로 건너던 B씨를 들이받았다. 도로에 넘어진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다발성 외상 등으로 끝내 숨졌다.
검찰은 A씨가 전방 좌우를 제대로 살피고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해 사고를 방지해야 하는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A씨를 업무상 과실 혐의로 기소했다. 도로교통공단은 법원 의뢰로 사고 상황을 분석했다. 도로교통공단은 당시 주행속도로 운전할 때 사람을 발견한 뒤 곧바로 정지할 수 있는 거리를 33.3m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A씨가 B씨를 발견했을 당시 차량 위치와 충돌 지점까지 거리는 이보다 10m 이상 짧은 22.9m였다.
법원 "예견 어려웠을 것…업무상 과실 아냐"
이를 근거로 도로교통공단은 A씨가 B씨를 인지한 시점에 급제동했다 하더라도 충돌을 피할 수 없었으며, 진행 방향 좌·우측에 다른 차량이 있어 핸들의 방향을 틀 수도 없었다는 의견을 법원에 제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시속 50㎞의 도로를 시속 51~53㎞로 운전하면서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던 점, A씨가 B씨를 발견한 지점이 버스 제동거리 내에 있던 점 등을 근거로 A씨의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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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A씨는 운전 중 앞을 계속 주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주행속도에 따른 정지거리 33.3m를 고려하면 그 지점에서 피해자를 인지해도 제동으로 사고를 피할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예견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그가 업무상 과실로 사고를 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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