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깃발 사진만 올려도 불법"…성소수자 운동 첫 유죄 판결한 러시아
온라인 관련 사진 게재한 남성 벌금형
대법원, 지난해 성소수자 운동 사실상 불법화
러시아가 성소수자 운동을 '극단주의'로 규정해 사실상 불법화한 후 처음으로 성소수자 운동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외신들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볼고그라드 법원이 이날 온라인에 성소수자(LGBT,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깃발 사진을 올린 한 남성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피고는 “LGBT 관련 사진을 온라인에 게재한 것은 어리석은 행위였고 후회한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이에 법원은 피고에게 벌금 1000루블(약 1만5000원)을 부과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전통적 가족 가치 수호’를 강조하며 러시아 내 성소수자 운동을 압박해왔다. 특히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서방이 전통적인 성 관념 및 가족 가치를 깨고 동성애를 강요하고 있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탄압을 강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월 공식 문서와 공공 기록상 성별 변경은 물론 성전환을 위한 의료적 개입을 불허하는 내용의 법에 서명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1월 30일 대법원은 러시아 내에서 ‘LGBT 국제 대중운동’을 금지해 달라며 법무부가 낸 행정소송에서 법무부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당시 “LGBT 국제 대중 운동이 사회적이고 종교적인 증오를 조장한다”며 “극단주의적 성격의 징후와 표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결은 지난 17일 법무부가 행정소송을 낸 지 약 2주 만에 나왔다. 대법원은 사건 심리를 피고 출석 없이 비공개로 진행했다. 일부 성소수자 운동가들이 자신들이 이 사건의 당사자라며 재판 참여를 요청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러시아 내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위한 운동이 불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러시아 인권변호사 막스 올리니체프는 “법무부는 존재하지도 않는 국제 대중운동을 극단주의로 규정했다”며 “앞으로 당국은 법원 판결을 토대로 러시아 내 성소수자 관련 활동을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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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에는 모스크바 동쪽에 있는 니즈니노브고로드 법원이 카페에서 무지개색을 띤 개구리 모양의 귀고리를 하고 있던 여성에게 5일간의 구류를 명령했다. 이 여성은 당시 카페에서 귀고리를 제거하라고 요구한 남성이 영상을 온라인에 올린 뒤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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