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제작사, 최대 수혜자에게 발목…약육강식 우려
에이스토리, 쿠팡에 70억 원 손해배상 소송
"담당 PD 사직 통보하고 집단 이직 종용"
vs "계약기간 마치고 이직…문제 없어"
제작업계는 상도의 어긋난다는 반응이 주 이뤄
쿠팡플레이 간판 프로그램 'SNL 코리아'를 두고 소송이 벌어졌다. 발단은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계약해 방영하던 쿠팡이 지난해 9월 차린 자회사 씨피엔터테인먼트. MC인 신동엽과 전속계약을 맺고 안상휘 PD를 대표로 영입하며 직접 제작에 나섰다. 에이스토리는 지난 25일 70억 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안 PD가 사직을 통보하고, SNL 코리아 제작진 전원에게 집단 이직을 종용했다"며 "씨피엔터와 뒤에서 손잡고 SNL 관련 제작본부를 통째로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둥지를 옮긴 직원은 열두 명으로 알려졌다. 전체 쉰여섯 명 가운데 20% 정도다.
안 PD는 계약기간을 마치고 이직했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과거 부당한 처우로 지적했다. "출연료, 제작비 등의 상습 연체와 관련해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요구와 갑질, 공갈에 대해 법적 구제 수단을 포함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에이스토리는 창사 이래 한 번도 출연료를 연체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더불어 "안 PD가 SNL 제작팀 전원을 사직시키고 쿠팡 측에 취업하도록 한 것은 명백한 업무상 배임행위"라며 "손해배상 청구는 SNL 제작본부 사업 부문을 부당하게 빼앗긴 것에 관한 정당한 절차"라고 항변했다. 에이스토리는 쿠팡 측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도 신고했다. 추후 SNL 코리아 시즌 5 촬영 및 방송 금지도 청구할 방침이다.
씨피엔터는 지난해 7월 7일 설립됐다. SNL 코리아 시즌 4가 종방할 무렵이다. 에이스토리는 이 프로그램을 2021년부터 제작했다. 미국 NBC유니버설과 6개월 동안 협상해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에이스토리 측은 "NBC유니버설은 시즌별로 SNL 저작권을 준다"면서 "에이스토리는 시즌 1과 2의 라이선스 권한을 보유했다. 쿠팡 측이 유튜브 국내 저작권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시즌 3부터 라이선스 명의를 넘겨줬는데 뒤통수를 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 PD와 짜고 SNL과 제작 인력을 빼돌릴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이미 임시완 출연을 알리며 SNL 시즌 5 제작을 예고했다. 안 PD는 "저를 포함한 제작진이 더 좋은 제작 환경에서 차질 없이 준비해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에이스토리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킹덤' 등 세계적으로 흥행한 작품을 다수 배출한 제작사다. tvN에서 2017년 중단한 SNL 코리아도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부활시켰다. 그러나 최대 수혜자인 쿠팡의 자금력에 밀려 한순간 공든 탑이 무너지게 생겼다. 제작업계는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강자가 약자를 짓밟는 행위나 다름없다며 자칫 산업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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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 비슷한 사례는 곳곳에서 발생한다. MBC가 1년 정도 기획·개발해온 김태리 주연의 드라마 '정년이'가 대표적 예다. 연출로 내정된 정지인 PD가 퇴사한 지난해 말 CJ ENM 방송사 tvN으로 편성이 바뀌었다. CJ ENM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상도의를 어기고 무리하게 편성을 추진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MBC는 소송하지 않았으나 법적 문제를 조율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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