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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봄' 전후 남북회담 문서 공개…北, 전두환에 "무뢰한의 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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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사료집 제9권 겉표지와 속표지 (사진=통일부 제공)

남북대화 사료집 제9권 겉표지와 속표지 (사진=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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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1981년 남한과 북한이 진행한 남북회담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문서 965쪽이 28일 공개됐다.


통일부가 이날 공개한 '남북대화 사료집' 제9~10권에는 1979년 1월부터 1981년 12월까지 정치·체육 분야 관련 남북회담에서의 대화록 등이 실렸다.

구체적으로 보면 ▲남북 간 변칙 접촉 ▲남북 간 탁구협회 회의 ▲카터 미국 대통령 방한시 '3당국 회의' 제의 ▲남북 총리회담 실무대표 접촉 ▲남북 당국 최고책임자 회담 제의 ▲남북한 체육회담 제의 관련 진행 과정과 회의록이 포함됐다.


공개 문서를 보면 북한은 당시 남북 간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관측된다. 앞서 남한과 북한은 1972년 남북조절위원회를 구성해 1975년까지 10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이후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단된 바 있다.


북한은 12·12 전후 '서울의 봄' 시기인 1980년 1월 신현확 당시 국무총리 등 각계 인사 12명에게 만남을 제의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이례적으로 남한에 우호적인 '대한민국'이란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특히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 만행 후 단절된 남북 대화를 총리 만남으로 재개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로 인해 끊어졌던 남북직통전화를 개통하고, 남북 총리 대화를 판문점에서 개최하기로 하는 등 관계 개선에 진전을 보였다.


이같은 북한의 평화 공세 기조는 신군부 군사 반란 이후 5·18 민주화운동 등을 계기로 바뀌었다.


5·18 직후 열린 남북 간 총리회담을 위한 제8차 실무대표접촉에서 북한 대표는 신군부의 군사 반란과 민간인 학살 등을 성토하기도 했다. 이에 남한 대표는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하면서 비상계엄조치 등을 대수롭지 않은 홍역이나 감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실제 전두환 당시 대통령은 1981년 신년 국정연설에서 김일성에 상호방문과 회담을 제의했지만, 북한은 "전두환이 감히 남조선의 최고책임자로 자처하면서 상호방문을 떠드는 것은 그야말로 앉을자리 설자리도 가리지 못하는 무뢰한의 망동"이라고 일축했다.


이는 북한이 '서울의 봄' 시기 혼란을 틈타 남한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위장평화공세를 펼치다가 신군부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하자 다시 강경 기조로 돌아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1980년 2월 19일 판문점 판문각에서 열린 남북 총리간 회담을 위한 제2차 실무대표접촉 모습. (사진=통일부 제공)

1980년 2월 19일 판문점 판문각에서 열린 남북 총리간 회담을 위한 제2차 실무대표접촉 모습. (사진=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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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남북대화 사료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름 다수가 '전○○'으로 표기돼 있는데, 이는 군사정권 당시 남북회담 사료 실무자가 북한의 실명 비난에 대통령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기 힘들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남북회담 문서 공개는 지난해 2차례(제2~6권, 4680쪽)와 올해 상반기(제7·8권, 1678쪽)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이번에는 공개 대상 965쪽 가운데 30%가량이 회담문서공개심의회 검토를 거쳐 비공개로 분류됐다. 비공개율은 지난 상반기(14%)보다 높다.


공개된 남북회담 문서 원문은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국립통일교육원, 북한자료센터 내 마련된 '남북회담문서 열람실'에서 볼 수 있다. 남북회담문서 공개 목록과 공개 방법, 열람 절차는 남북회담본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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