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장에서 숨진 팬, '열사병' 확인

당시 날씨 39.1도·내부온도 60도 달해
알코올·약물 복용 흔적·기저질환 없어

지난달 미국의 유명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 브라질 콘서트 도중 쓰러져 숨진 팬이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故) 아나 클라라의 사진이 프린트된 옷을 입고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만난 클라라의 가족들. [사진 출처=엑스(X·옛 트위터) 캡처]

27일(현지시간) G1과 폴라 등 브라질 현지 언론은 브라질 경찰이 지난달 17일 리우데자네이루 니우송 산투스 경기장에서 의식을 잃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숨진 팬의 사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 팬은 대학생 아나 클라라(23)로, 심혈관 쇼크와 심각한 폐 손상을 동반한 열사병으로 사망했다고 전해졌다.

경찰은 "부검 결과 사망자에게는 알코올·약물 복용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며 "기저질환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라고 전했다.

대학 심리학 전공 졸업반이었던 클라라는 니우송 산투스 경기장에서 열린 스위프트 콘서트를 관람하다가, 스위프트가 두 번째 곡을 노래할 때 기절했다.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당시 리우데자네이루 최고 기온은 39.1도까지 올랐으며, 콘서트장에는 약 6만명의 관객이 몰렸다. 공연장의 체감 온도는 60도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라 브라질 현지 행사 주최사인 'T4F'는 안전을 이유로 관객의 물병 반입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환경에 클라라 외에도 공연장 곳곳에서 탈수 증상을 호소하는 팬들이 많았다고 전해졌다.

경찰은 클라라가 극심한 열기에 노출되면서 열사병으로 급사한 것으로 봤다. 이에 T4F 측 관계자의 과실치사 혐의에 관해 수사하고 있다. T4F측은 "수사 당국이 요청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등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 사건 후 스위프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마음이 산산조각이 났다. 형용하기 어려운 깊은 충격에 빠졌다"라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또 스위프트는 브라질에서 열린 마지막 콘서트에 클라라의 유족들을 초청해 함께 사진을 찍고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