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시한 넘긴 예산안…이번에는 쌍특검에 '발목'
金 의장 데드라인 제시…여야, 증액협상도 못해
쌍특검法 양당 격돌 예고…중순 지나 통과 전망
올해도 법정시한을 넘긴 내년도 예산안이 21대 마지막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해 예산안은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이미 법정시한(12월2일)을 넘긴 데 이어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쌍특검법(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대장동 50억원 클럽)'에 발목이 잡혔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8일 본회의에서 쌍특검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으로, 예산안은 연말까지 주요 쟁점 법안의 볼모로 잡힐 공산이 크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진표 국회의장은 양당 원내지도부에 오는 8일 예정된 본회의 전까지 예산안 협상을 완료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여야는 증액 협상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부터 협상이 재개될 예정이지만, 탄핵 정국의 여파로 협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야는 지난달 27일부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위원장과 여야 간사, 기획재정부 차관 등이 참여하는 이른바 '소소위'를 꾸리고 657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비공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당초 예결위는 국회법에 따라 지난달 30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고 이달 2일까지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해야 했지만, 여야는 ▲연구개발(R&D) 예산 ▲사정기관 특수활동비 ▲지역사랑상품권 등 '쟁점 예산'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당은 오는 9일 종료되는 12월 정기국회 내에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서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정부 예산안도 여야 갈등 끝에 지난해 12월24일 가까스로 본회의 문턱을 넘은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준예산 사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준예산은 내년도 예산안이 회계연도 개시일인 1월1일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임의로 편성하는 예산이다. 국가 운영에 필요한 규모만 최소한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주요 정책·사업은 물론, 국가 시스템에 혼란이 불가피하다. 다만 현재까지 준예산으로 국정 운영이 이뤄진 전례는 없다.
여야는 이날도 내년도 예산안의 '지각 처리' 책임을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 본회의를 '비리 방탄' 본회의로 오염시키면서까지 올해도 예산안 처리의 법정 기한을 어겼다"며 "민주당이 '정쟁용 특검'까지 강행하겠다며 벼르는 것은 아무리 입장을 달리하는 야당이라 해도 보통의 이성과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행태"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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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정부여당을 겨냥해 "예산안 처리 방해, 민생입법 발목 잡기, 상습적인 거부권 남발까지, 국정을 이렇게 무책임하게 청개구리처럼 운영해서야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특히 예산안 주무 부처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예산심사 기간 중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 순방에 동행한 점을 지적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책임 회피와 협상을 지연시킨 태도에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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