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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엑스포 유치전,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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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엑스포 유치전,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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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월드 엑스포의 주인공이 사우디아라비아로 결정됐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민관이 힘을 합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뛰었던 노력이 허무하게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사우디가 추진하는 국가 개조 사업의 동참이다. 사우디발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그들이 깔아 둔 국제정세차원의 포석도 서둘러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엑스포 유치에 주력하는 사이 경쟁국들은 이미 사우디에서 제 몫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대표적인 예가 프랑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노골적으로 사우디의 편을 들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일찌감치 사우디 지지를 위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 6월에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파리를 방문해 마크롱 대통령과 사우디의 엑스포 개최를 위한 도원결의를 하는 듯한 모습까지 모였다. 이웃 국가이자 같은 유럽연합(EU)권인 이탈리아 로마가 출사표를 냈는데도 마크롱은 꿈쩍도 하지 않고 오로지 사우디에 ‘올인’했다.

디 관광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엑스포 사업에 프랑스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귀띔했다.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비전 2030’ 계획의 핵심 지역인 알 룰라에 암벽을 깎아 만드는 호텔은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했다. 사막의 암벽 속에 기암괴석을 바라볼 수 있는 객실과 화려한 연회장을 만든다는 상상은 프랑스의 기술로 현실이 되고 있다.


프랑스는 관광대국이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관광 산업을 차세대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프랑스의 경험이 필요하고 프랑스는 신시장을 개척하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다.


빈살만 왕세자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프랑스의 손을 잡았다는 평가도 있다. 사우디는 엑스포에 앞서 프랑스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에 대규모 항공기 주문을 넣었고 헬리콥터와 같은 무기 도입도 공식화했다. 이쯤 되면 사우디는 미국의 대안이 있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크롱 대통령은 손해 볼 일이 없다. 사우디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국제적 입지를 강화하고 경제적으로도 큰 이익을 얻을 것이 분명하다.

중국 역시 사우디를 통해 경제적, 정치적 실익을 노리고 있다. 중국은 일찌감치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 후원을 공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말 사우디를 방문해 제1회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이사회(GCC) 콘퍼런스 등에 참석하는 등 빈살만 왕세자와의 관계 강화에 주력했다. 이미 사우디가 추진하는 ‘네옴시티’ 건설과 관련해 다양한 중국기업들이 수주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빈살만 왕세자에게 엑스포 유치를 축하하고 우리 기업의 기여를 희망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 이제 사우디와의 유치 경쟁은 잊고 실리를 챙길 때다. 단순한 중동 건설 특수로만 여겨서도 안 된다. 사우디가 원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건축, 정보기술, 문화, 관광의 힘을 지원해야 한다. 사우디 엑스포는 한국 경제에도 새로운 도전이다.





백종민 오피니언 부장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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