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 중재" 튀르키예, 러시아에 군사물자 수출 '뒤통수'
구소련 5개국 거쳐 러시아에 우회 수출
우크라이나전 중재자를 자처했던 튀르키예가 올해 러시아에 수출통제 대상인 전쟁 물자 판매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가 사실상 러시아의 전쟁을 돕는 중개상 역할을 하면서, 나토 회원국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올해 1~9월 러시아와 구소련 국가 5개국(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에 미국이 수출통제 대상에 올린 45개 민감 품목을 1억5800만달러가량 수출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1~9월 수출량 대비 3배 늘어난 규모다. 전쟁 발생 전인 2015~2021년 연간 평균 수출액이 2800만달러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5배를 훨씬 웃돈다.
튀르키예가 러시아와 구소련 국가에 판매하는 수출 통제 품목들은 반도체, 통신장비, 망원경 부품 등이다. 러시아는 이들 품목을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미사일, 드론, 헬리콥터 등에 쓰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은 이들 품목의 러시아 반입을 금지한 바 있다. 다만 튀르키예는 구소련 5개국을 거쳐 전쟁 물자로 활용될 수 있는 품목들을 러시아로 반입해 대(對)러 수출 제재를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구소련 5개국에 수출하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7개국(G7)에서 민감 품목 수입을 크게 늘리기도 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튀르키예가 G7에서 수입한 민감 물품 물량은 5억달러로, 2015~2021년 같은 기간 연평균 수입량 대비 60% 증가했다.
튀르키예가 구소련 국가를 거쳐 러시아로 전쟁 물자를 운송하고 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카자흐스탄은 올 9월까지 튀르키예에서 수입한 민감 품목이 통계상 610만달러어치라고 했지만, 튀르키예가 집계한 카자흐스탄에 수출한 해당 품목 규모는 10배에 달하는 6600만달러로 잡힌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 연구원이자 우크라이나 키이우 경제대학의 외교정책 부총장인 엘리나 리바코바는 "이런 품목들이 러시아로 들어가는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튀르키예의 러시아 우회 지원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이번 주 이스탄불과 앙카라를 방문해 튀르키예와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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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에밀리 킬크리즈 에너지·경제·안보 프로그램 이사는 "튀르키예가 무역 문제를 엄중히 단속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강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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