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감독관에 "교직 물러나게 하겠다" 폭언 스타강사…논란 일자 사과

"법률용어 설명 위해 변호사 신분 밝힌 것"
'교사 근무지 불법파악·자녀 부정행위' 부인

자녀가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부정 행위자로 적발되자 감독관의 학교로 찾아가 시위를 벌이고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스타 강사' 학부모가 해당 교사에게 사과했다.

대형 경찰공무원 학원의 스타 강사로 유명한 변호사 A씨는 27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입장문을 올리고 "해당 선생님에게 죄송할 뿐"이라며 "합의가 되면 좋고 아니더라도 이 부분 공탁을 통해 조금이나마 잘못을 뉘우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수능일인 16일 오전 광주 북구 경신여고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연합뉴스

앞서 교육부·서울시교육청·서울교사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6일 수능 고사장에서 수험생인 자녀가 시험 종료 벨이 울린 뒤 답안지에 마킹하려다 부정행위로 적발되자 해당 감독관에게 "교직에서 물러나게 하겠다", "우리 아이의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 등의 협박·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자신의 자녀는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며 1인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A씨는 변호사인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고의와 과실을 구분해서 설명하기 위해서 꺼낸 단어이지 변호사의 지위를 이용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며 "법률용어라서 만나보고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선생님께서 놀라셨는지 협박하시는 것이냐고 하셨고, 그런 게 아니고 '자식 문제이므로 끝까지 다툴 수밖에 없다'고 했던 부분이 와전된 것 같다. 이 부분은 백번 양보해도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A씨는 해당 교사의 근무지를 불법적으로 파악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딸이 감독관 선생님의 명찰을 보고 이름을 기억했다. 해당 선생님이 중학교나 고등학교 선생님일 것이라 생각해 해당 교육청 근처 중고등학교부터 학교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해당 선생님의 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16일 해당 고사장과 해당 교육청에 자녀의 의견서를 내기 위해 노력했는데 밤늦게까지 받아주지 않아서 그냥 집에 돌아왔다. 그 다음 날 오전 9시에 검색을 통해 해당 학교를 찾았으니 시간적으로도 이 짧은 시간 내에 내부정보를 통해서 알아냈다고 하는 것은 억측"이라며 "경찰관이나 공무원이 내부적으로 알려준 것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A씨는 또 자녀의 부정행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 애는 종료령 후에 답안을 작성한 일이 없다"며 "본인도 억울하다고 하고, 주위 학생들이 종료령 '띠띠띠띠' 타종 중 '띠' 에 해당 감독관이 손을 쳤다고 3명이 진술해 주었고, 그것은 이미 교육부 부정행위 심의위원회에 내용증명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당국은 A씨에게 명예훼손, 협박 등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이번 주 중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