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친기업 환경' 부러워하는 독일 기업들…"10년만에 역전"
마크롱 친기업 정책에 프랑스 투자 '쑥'
기업 경험 많은 관료 배치-보조금 정책 활용
"두 나라 역할 뒤바뀌었다" 평가도
유럽의 대표적인 경제 대국이자 친기업 국가로 평가받아왔던 독일이 프랑스를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2017년 취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친기업 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시작하면서 두 국가의 분위기가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21일(현지시간) '독일 기업인들이 프랑스에 어째서 뜻밖의 칭찬을 쏟아내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러한 상황을 보도했다. 10년 전만 해도 제조업 기반의 수출 강국인 독일이 풍부한 노동력과 낮은 실업률, 높은 생산성으로 프랑스의 부러움을 샀는데 최근 들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9월 독일 대표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독일보다 나은 프랑스(Frankreich ? das bessere Deutschland)'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해당 칼럼니스트는 마크롱 대통령이 대중적인 인기는 없지만, 경제적 측면에서 성공을 거뒀으며 그의 개혁으로 프랑스가 그동안 바라왔던 경제 성장세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유럽의 대표적인 경영대학원으로 꼽히는 파리경영대학원(ESCP)의 독일인 클라우스 슈바인스버그 교수도 "(프랑스와 독일의) 역할이 뒤바뀌었다"고 말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처럼 두 국가의 희비가 엇갈린 배경에 이코노미스트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고 봤다. 프랑스 정부가 5년 이상 친기업 정책을 쏟아붓는 동안 독일은 기업과 산업 이해도가 낮은 정치인들이 주도권을 쥐면서 정책적으로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마크롱 정부는 투자자 출신의 롤랑 레스퀴르 산업부 장관 등 기업·산업 경험이 많은 관료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반면 독일은 골드만삭스 출신의 외르크 쿠키스 총리실 경제 담당 사무차관 외에는 국회의원이나 정부 관료 중 기업 경험이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 정부가 주도적으로 친기업 정책을 내놓긴 하지만, 국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펼치기보다는 기업과 투자자 등 민간이 중심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식으로 환경을 구축한다고 전했다.
그 결과 프랑스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은 외국인 직접 투자 프로젝트를 유치한 것으로 컨설팅 업체 EY 조사 결과 나타났다. 마크롱 대통령이 외국 제조업체 등에 정부 지원금 정책을 펼치는 등 기업에 필요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일례로 지난 5월 독일의 진공 펌프 제조업체인 파이퍼베큠은 프랑스 남동부 안시 공장에 7500만유로(약 106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마크롱 정부는 2000만유로의 보조금을 지원했고 행정 처리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월 베르사유 궁전에서 개최한 정치인·외국 투자자를 위한 파티에 이 회사의 브리타 기센 최고경영자(CEO)를 초대해 세계적인 기업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세계적인 철강 회사인 아르셀로미탈의 락시미 미탈 CEO 사이에 자리를 배치, 대화를 나눌 수 있게끔 도왔다고 한다.
이 행사는 마크롱 대통령이 2018년부터 개최한 행사로 이를 통해 지난해까지 누적으로 1600여건의 투자와 4만5000여개의 일자리를 유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행사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월트디즈니, 코카콜라 등 40여개국 270명가량의 글로벌 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독일의 벤처캐피털리스트인 스벤 얀센은 "마크롱 대통령이 혁신과 창업을 촉진하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며 시장 경제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국가 정책을 활용하는 방식이 독일보다 프랑스가 더 낫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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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마크롱 대통령의 친기업 정책은 프랑스 내부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는 정년 연장을 골자로 한 연금 개혁을 밀어붙였다가 여론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집권 2기 초반부터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4월 42%였으나 연금 개혁 문제로 지난 5월 26%까지 떨어졌고, 이후 지난달까지 30% 초중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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