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안계현 촬영감독
출연자에 맞춰 담아내는 역량 키워와
기안84 '포레스트 검프 실사판' 뿌듯
관찰 예능 카메라는 인간 CCTV 역할
안계현 촬영감독은 MBC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카메라를 맡아 아마존 정글, 볼리비아 고산, 인도 라다크 고원 등을 창의적 시각으로 담아냈다. 아마존강에서 샌드 플라이에 물려 응급실에 가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고군분투를 이어가 시청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대표작으로는 MBC '나 혼자 산다', MBC '구해줘 홈즈', JTBC '비긴어게인 코리아', MBC '호적 메이트', MBC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등이 있다.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가 극사실주의 예능을 표방한 프로그램이라 촬영하면서 애로사항이 많았을 것 같다.
"오히려 좋았다. 내가 야외촬영을 더 좋아하기도 하지만, 사실적인 화면이 요구되는 만큼 자유로운 환경에서 출연자에게 포커스를 맞춰 담아내는 역량을 키우고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관찰 예능도 다수 작업했지만, 여행 예능프로그램은 제작 환경이 아예 다르지 않았나.
"짜이지 않고, 꾸미지 않은 여행기를 담아야 했기에 그 의도를 살리려 하나의 시점으로 출연자들과 함께했다. 첫 여행지가 남미라고 할 때 이전에 브라질 말고는 가본 적이 없어서 볼리비아, 페루 등 생소한 도시를 찾는 과정이 내게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출연진 모두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었지만, 특히 기안84의 있는 그대로의 '날것'을 포착할 때 가장 재미있었던 작업이었다."
-기안84와는 태세계 이전에도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고 들었다.
"'나 혼자 산다' 촬영 때 호흡을 맞췄었다. 얼마 전 마라톤 완주로 화제가 됐는데, 그 프리퀄로 회자하는 대부도 편도 56km 달리기 촬영 때가 기억에 남는다. 1박 2일에 걸쳐 서초구에서 대부도까지 복장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정말 평범한 착장으로 달리면서 순댓국밥집도 들르고 음료수도 마시는 모습에 시청자들께서 '포레스트 검프 실사판'이라고 댓글 단 것을 보고 함께 뭉클했었다. 나는 전기 오토바이나 다른 교통수단에 올라 촬영하는데 10시간 이상 바닷바람을 가르며 꺾이지 않는 의지로 달리는 모습에서 시청자들 역시 내가 느낀 감동한 것이라 생각했다."
-'날것'을 포착하기 위한 촬영을 통해 '나도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라는 시청자들의 평가가 이어졌다.
"그렇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출연자들의 감정을 최대한 같이 느끼면서 워킹이 똑같이 전달될 수 있는 촬영이 가장 이상적인 작업이라 생각한다. 생각 없이 그냥 촬영하면 결코 그 느낌을 담아낼 수 없다. 함께 현장 분위기를 느끼면서 호흡을 맞춰야 시시각각 변하는 출연자들의 감정변화를 섬세하게 시청자에게 전할 수 있다. 그런 변화를 최대한 담아내기 위한 카메라 구도, 워킹, 무빙을 늘 고민하고 PD님들과 대화를 이어가는 편이다."
-촬영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이라 보는가.
"일단은 체력이 필수요건이다. 현장에서 세팅부터 슛 들어가고 끝날 때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버티는 체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다음으로는 소통 능력이 아닐까. 나는 야외촬영을 더 선호하지만, 현재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나 오디션 프로그램도 함께 참여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뭐든 다 담을 수 있는 유연한 자세를 갖추려면 제작진과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PD의 기획 의도와 요구사항을 최대한 구현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같이 만든다는 의식이 있어야 하니까."
-원래 촬영감독을 지망했었나.
"전공은 어문계열로 카메라와는 전혀 무관한 분야였다. 대학생 때 우연히 드라마 촬영팀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는데, 촬영감독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됐다. 시작은 드라마였지만, 빨리 메인 카메라를 잡고 싶은 마음에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했다. 그렇게 20대 중반부터 촬영을 시작해 오늘까지 왔다."
-스튜디오 촬영부터 관찰형 예능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작업하면서 카메라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었을 텐데.
"스튜디오 프로그램의 경우엔 고정된 위치에서 내가 담당한 출연자만 담으면 되지만, 관찰 예능에서는 카메라가 '인간 CCTV'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장에서 그 과정을 지켜보는데 시청자에 앞서 먼저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출연자들이 미션을 받거나 어떤 작업을 하거나 그 모든 과정을 카메라로 찍으면서 현장에서 같이 호흡하니까 그들이 쌓아나가는 서사, 우여곡절에 공감하고 이를 실감 나게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춰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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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도전하고 싶은 장르, 맡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예능에서는 거의 모든 장르에 참여해봤기 때문에 특별히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희망하는 프로그램은 없다. 다만 어떤 현장을 가더라도 뭐든 다 담을 수 있는 유연한 촬영감독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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