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해임 사태는 문화전쟁 결과"…AI 파멸론 VS 개발론
파멸론자-개발론자간 갈등 주목
"올트먼, 두 진영 사이에 걸친 인물"
"향후 기술발전·규제방식 등 결정될 것"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 해임 사태를 두고 인공지능(AI) 업계 내부의 갈등이 대외적으로 표출된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생성형 A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AI 기술 개발이 자칫 인류의 실존적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는 개발자 집단과 규제가 기술 발전을 막아서서는 안 된다는 집단이 맞부딪힌 사건이라는 것이다.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는 19일(현지시간) '샘 올트먼 드라마가 기술 세계의 깊은 분열을 들먹였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AI 개발에 개입하지 않을 경우 인류에게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믿는 '두머(doomer·파멸론자)'와 두려움 대신 발전적 잠재력을 강조하는 '부머(boomer·개발론자)' 사이의 분열이 이번 사태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두머 진영은 AI로 인해 인류가 멸망할 수 있다며 우려한다. 이로 인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외친다. 반면 부머는 AI 개발이 규제 등으로 방해받지 않아야 할 뿐 아니라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업적으로 보면 두머는 대체로 개발 경쟁과 재정 측면에서 앞서 있으며 독점 모델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부머는 소규모 후발 주자들을 중심으로 구축돼 있으며 오픈소스를 선호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오픈AI를 공동 창업했다가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을 차린 다리오 애머데이 CEO와 MS,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을 두머 진영으로 분류했다. 반면 벤처캐피털 업체 앤드리슨 호로비츠를 설립한 마크 앤드리슨 창업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얀 르쿤 AI 수석과학자, AI 분야 세계 4대 석학인 앤드류 응 등은 부머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오픈AI는 애초 인간의 명령이나 도움 없이 스스로 사고하고 학습하는 범용AI(AGI)가 인류 전체에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비영리 조직으로 출발했다. 이후 영리 자회사를 만들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투자를 받았지만, 비영리 이사회가 주요 결정을 해왔다. 독특한 구조 속에서 생성형 AI 챗GPT 출시로 성공을 거두고 회사가 몸집을 키우는 과정에서 부머와 두머의 충돌은 불가피해졌다.
특히 올트먼 전 CEO는 안전한 AI 개발을 위한 '가드레일'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면서도 동시에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 사용자가 스스로 챗봇을 구축할 수 있는 'GPT 스토어'를 추진하기도 했다. 부머와 두머 등 두 진영에 걸쳐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AI의 안전성과 기술개발 속도, 사업화 등에서 올트먼 전 CEO와 이사회는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올트먼 전 CEO가 추구했던 AI 개발 속도가 이사회로 하여금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고 봤다. 오픈AI의 한 투자자는 "그들은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논쟁을 벌였다. 그게 (사태 배경의) 전부"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공동창업자이자 이사회 멤버인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과학자가 지난 7월 AI 시스템을 통제하기 위해 새로운 팀을 만들었는데 올트먼 전 CEO와 불화를 빚은 결과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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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는 "오픈AI의 분열은 AI를 둘러싼 문화전쟁(culture war)이 얼마나 큰 손해를 불러일으키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전쟁으로 기술발전과 규제방식, 그리고 누가 전리품을 갖고 떠날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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