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브랜드 세계 톱인데 제대로된 박물관 없다
휴대전화, 반도체, 가전, 자동차.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한국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품고 있는 대표적인 수출 효자 품목들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기아 등 한국 대표 기업들이 만든 제품들은 '세계 1등' 수식어를 달 수 있을 정도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사 인터브랜드가 집계하는 세계 100대 브랜드 리스트에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매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다.
한국 기업이 제품을 똑부러지게 잘 만든다고는 하지만 마니아층이 두텁지 않은 것은 한계다.
한국에서조차 젊은층은 삼성폰 대신 아이폰에 열광하고 국산차 보다는 수입차를 타는게 '하차감'이 더 좋다고 한다. K-컬쳐의 힘으로 올해 10월까지 850만명의 해외 관광객이 한국을 찾아도 여행 중에 한국 제품에 열광해 한국 기업들이 운영하는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은 드물다. 사실 그럴만한 공간도 없다. 삼성전자는 수원사업장 안에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을 조그맣게 운영중이지만 대부분 거래선 고객들이 찾는 홍보관 성격이 짙다. LG전자, 현대차·기아도 상황은 마찬가지.
반면 독일 남부에 있는 슈투트가르트는 유럽 여행자들이 벤츠, 포르쉐 박물관을 가기 위해 일부러 들르는 도시다.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도시에 자리잡은 박물관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성지다. 시계산업이 발달한 스위스의 소도시 빌은 오메가 박물관을 방문하려는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여행에는 스카치 위스키 투어가 꼭 따라다니고 칭다오 맥주 박물관은 중국 칭다오의 대표 관광지다.
삼성전자 유럽 총괄 사장 출신인 김석필 비바체랩 대표는 기술과 제품력을 향상시키는데 조직의 역량을 총동원한 한국 기업들이 이제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마니아층을 두텁게 하는데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마니아층을 두텁게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과의 접점 확대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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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기는 좋다. K-팝, K-푸드 등 K-컬처가 세계적으로 인기다. 이런 분위기는 한국 기업 제품의 마니아층을 키울 토양 역할을 할 수 있다. 언젠가 삼성 갤럭시 박물관, 현대차 박물관 같은 곳이 생겨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코스가 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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