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母 살해 뒤 친부 고향 암매장 40대 검거… 경찰, 영장 신청

의붓어머니를 살해한 뒤 친아버지의 고향에 암매장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살인·시체유기 혐의로 40대 남성 배모씨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배씨는 지난달 19일 서울 영등포구의 의붓어머니 70대 이모씨 주거지에서 이씨와 금전을 이유로 다투다가 목 졸라 살해한 뒤 경북 예천의 한 하천 갈대밭 주변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배씨의 아버지와 30여년 전 재혼했고 1년여 전에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달 13일 동사무소 복지담당 공무원이 이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접수 받은 뒤, 이씨 통장에서 30만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해 단순 실종 사건에서 살해 의심 사건 수사로 전환했다. 이씨의 집 개가 계속 짖는다는 이웃의 신고로 동사무소에서 공무원을 보냈지만 이씨는 기초수급자나 관리대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씨는 살해당한 이튿날인 지난달 20일 예천에서 휴대전화가 꺼진 것을 확인했다.

배씨는 19일 저녁 이씨를 살해한 후 20일 오전 예천으로 가 이씨의 휴대전화만 버린 후 시신을 유기할 장소를 물색하고서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경찰은 지난 17일 오후 8시 20분께 경기도 수원 소재 모텔에서 배씨를 체포했고, 이튿날인 18일 오전 10시 30분께 경북 예천의 하천 갈대밭 주변에 암매장된 이씨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리며 구속 여부는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