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항공 소속 승무원 2명 소 제기
"흑인이라 LA다저스 전세기 근무 배제" 주장
항공사 "가치 없는 소송…강력 방어할 것"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소속 승무원 두 명이 전세기 근무 배정에서 차별을 겪었다는 이유로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6일 미국 포브스와 로스앤젤레스 데일리 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 항공사의 승무원인 다비 퀘자다(44)와 돈 토드(50)는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전세 항공편 근무에서 배제된 데 불만을 품고 지난 10월 말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소장을 냈다. 이들은 회사 측이 LA다저스 전세 항공편의 일부 승무원들을 젊고 날씬한 백인 여성 승무원으로 교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대계 멕시코인이면서 흑인인 퀘자다는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16년 동안 근무하면서 '화장실 청소하는 멕시코인', '비행기의 가정부'와 같은 모욕적인 말을 들어왔다고 전했다. 또 그는 "다저스 선수들과 대화할 때 스페인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말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퀘자다와 마찬가지로 흑인인 토드도 17년간 이 항공사에서 일하는 동안 흑인 승무원 강등과 특혜 거부, 인종과 연령 차별 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가 사측으로부터 보복당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항공사에서 전세기 승무원 근무는 일종의 승진으로 받아들여진다. 오랜 경력을 갖춘 퀘자다와 토드는 전세기 승무원직 면접을 봤으나 발탁되지 않았다. 퀘자다는 "전세기 승무원 명단을 봤는데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백인 승무원 3명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들은 "인종과 신체적 조건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탕으로 전세 항공편에 승무원을 배정한 것"이라면서 "경영진으로부터 '백인 승무원들이 선수들이 좋아할 만한 외모를 지녔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들은 회사의 이러한 조치로 인해 공황발작, 불안감, 자존감 하락 등을 겪었다면서 배심원 재판과 손해 배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저스 전세기 근무 승무원들은 보다 긴 비행시간 때문에 급여와 수당을 더 받을 수 있으며, 고급 숙박 시설도 이용 가능해 승무원들의 선호도가 높다. 고소장에 따르면 다저스 전세기 근무 승무원들은 표준 수당의 2~3배를 받는다.
이들의 변호사는 다저스의 승무원 선호도에 따라 승무원이 교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다저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변호사는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고객 만족이라는 목표가 있다 해도 인종과 외모에 따라 직원을 선택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송과 관련해 유나이티드항공사 측은 "유나이티드는 포용의 환경을 조성하고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 소송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우리 자신을 강력하게 방어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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