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갑질, 종노릇 등 은행권을 향한 강한 비판을 이어가자 시중은행 관계자가 한 말이다. 윤 정부 들어서 '은행의 악마화'가 계속되면서 은행원들은 동네북이 된 심정이라고 한다.
윤 정부의 은행 때리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은행을 공공재라 표현하며 성과급 잔치를 비판했다. 이후 은행들은 상생안을 쏟아냈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고리대금업자' 취급을 받고 있다.
화살이 또다시 은행권을 향해 쏠리자 은행들은 분주해졌다. 4대 금융지주회사들은 주말까지 회의를 하며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비롯해 이자 감면책 등 상생 보따리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상생안은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시각도 많다. 아무리 사회공헌을 하고, 상생안을 내놔도 또 언제 악덕 기업으로 몰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은행을 향한 부정적 시선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서민들은 고물가·고금리로 고통받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경기불황에 늘어나는 대출 이자가 하루하루 부담스럽다. 하지만 이 문제가 '은행'만을 탓할 문제인가는 의문이다.
현재의 고금리는 은행들이 수익을 더 내기 위해 일부러 올린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글로벌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기준금리가 인상됐고, 이 같은 대내외 경제 상황이 시장금리에 반영되면서 은행들의 금리도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의 이자수익도 올라갔지만, 반대로 금리가 떨어지면 은행들의 이익도 줄고 이를 대비한 리스크도 은행들이 감당한다. 독과점 상황에서 갑질을 한다는 프레임도 은행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한 지점이다. 은행은 정부의 인허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사업이다. 은행의 개수를 조정하는 것은 정부가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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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윤 정부는 일단 '은행 때리기'로 국민들을 달래려는 모습이다. 실제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이자수익을 내는 은행들을 혼내주는 모습을 보이면 정부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만들기도 좋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위해 바람직한 것인가.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 IR에 나가면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정부의 입장이라고 한다. 금융산업을 공공재로 보는 정부의 인식이 해외투자자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적대적인 모습 때문에 금융권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곡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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