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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으로 식당 줄을 선다고?"…'웨이팅앱' 확산에 고령층은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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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줄서기 서비스 일상화
고령층 이용률은 '저조'
"쉬운앱 개발·디지털교육 병행돼야"

백모씨(62)는 디지털 소외계층이다. 이제는 보편화된 서비스인 모바일 뱅킹, 배달 애플리케이션(앱)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데 원격 줄 서기를 모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백씨는 “맛있다는 식당에 가려고 해도 기다리는 것이 힘들어서 그냥 포기한다”며 “핸드폰으로 줄 서기를 한다는 것을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한 음식점에서 고객이 대기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임춘한 기자]

서울 동작구 한 음식점에서 고객이 대기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임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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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명 맛집, 카페 등을 중심으로 키오스크에 이어 웨이팅앱 도입이 일상화되고 있다. 해당 앱을 이용하면 직접 줄을 서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식당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고령층의 이용률은 현저히 저조하고, 디지털 소외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3일 낮 12시께 서울 동작구의 한 유명 순대국밥 가게 앞에는 열댓 명의 사람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이들이 모두 마냥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음식점 앞에 있는 웨이팅 기기에 등록을 하거나 앱을 통해 원격 줄 서기 신청이 가능하다. 점심시간 대기번호는 8~10팀이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이모씨(67)는 “방금 와서 등록을 하고 기다리고 있다”며 “(웨이팅 앱) 그런 건 잘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 테이블링 앱의 전국 맛집 대기 순위를 살펴보면 20·30세대 '핫플레이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짬뽕순두부, 돼지국밥, 순대국밥 등 대중적인 음식점 역시 상위권에 올라있다. 그러나 웨이팅 앱은 젊은 층의 전유물로, 60대 이상 고령층은 사실상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주요 웨이팅 앱의 사용자 비중은 20~40대가 90%에 육박한다. 20대 여성, 20대 남성, 30대 여성 순으로 이용이 많았다. 반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사용자는 급감한다. 50대 이상은 케이테이블 7.1%, 테이블링 11.7%로 나타났고, 60대 이상은 케이테이블 2.8%, 테이블링 1.3%로 집계됐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2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종합 수준은 평균 69.9로 나타났다. 이는 농어민(78.9), 장애인(82.2), 결혼이민자(90.2) 등 취약계층 중에서도 가장 낮다.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 수준을 100으로 놓고 비교한 것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 가능 여부·이용 능력·활용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쉬운 앱 개발과 디지털 반복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령층에게 어려운 앱 사용법을 교육한다고 해서 해결되진 않는다”며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앱이 만들어지고, 기술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디지털 기술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이 제한이 생기면 당사자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고령층은 한두 번의 교육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반복학습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고, 실제로 현장에서 체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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