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더 올리면 미친 짓이라는 쓴소리를 한 폴 로머 보스턴 칼리지대 경영학 교수는 내생적 성장이론의 선구자다. 그는 내세적 성장이론을 바탕으로 기술 혁신이 거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공로로 201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앞서 1997년 타임지의 ‘미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2010년에는 포린 폴리시가 선정한 세계의 100대 사상가 가운데 한 명으로도 뽑혔다.
내생적 성장 이론이란 경제 성장의 핵심이 되는 기술과 지식, 창의적 아이디어가 경제계 외부에서 결정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제 주체의 이윤 동기에 의해 내부에서 만들어져 생산활동에 투입되면서 경제성장의 엔진이 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즉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 혁신의 내생적 성장이 일어나면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로머 교수는 내생적 성장 이론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 모델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며 일종의 경제특구인 ‘차터시티’라는 개념을 내놓기도 했다. 차터시티는 특정 지역의 도시화를 통해 수백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해당 국가의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도시개발 프로젝트로, 개발도상국은 도시화를 통해 농촌 지역의 빈곤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게 그의 구상이었다.
로머 교수는 시카고대에서 물리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시카고대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스탠퍼드대 등에서 교수로 지냈다. 2016~2017년에는 세계은행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로도 활동했다. 세계은행 재직 당시 로머 교수는 기업환경평가 조작 논란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기업환경평가에서 칠레의 순위가 급락한 것은 기업환경 보다는 평가 방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평가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이로 인해 논란이 커지자 그는 "당시 발언은 내 의도와 다르다"고 해명하기도 했지만 2020년 9월까지였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15개월만에 사임했다.
한편 로머 교수는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텔레비전에서 "경제가 둔화해야만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는 이론이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잘못된 것으로 드러난 몇몇 이론 때문에 혼란을 빚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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