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위해 시신 유기""환생 믿었다" 진술
반성 여부 따라 형량 판단 달라질 수도

과외 앱으로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이 지난 16일 두 번째 공판에서 "환생할 줄 알았다" 등 황당한 진술을 하고, 자신의 할아버지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는 양형 감경 사유로 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유정의 조부는 이날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정유정의 우울증과 가정환경에 대해 진술했다. 정유정의 조부는 중학생이던 정유정이 고교생이 되면서 물건을 던지는 등 이전과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 관할 구청 담당자가 우울증 검사를 권유했던 사실을 진술하면서 "우울증이 심한 것처럼 보인다고 했고, 본인의 거부로 검사와 치료를 못 받아 (살인을) 미연에 방지 못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잠을 못 잔다. 피해자 가족을 찾을 길이 없고, 경찰에 요청했는데 상대가 거부해 사죄하고 싶어도 못 한다"며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정유정이 조부를 증인 신청한 것은 자신이 진술했던 가정환경에 신빙성을 토대로 양형 감경 사유로 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성배 변호사는 "통상 조부의 신문은 변호인 측에서 양형 감경 사유로 삼기 위해 증인신문 신청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지난 6월1일 부산경찰청이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거쳐 공개한 정유정(23세)의 사진. 정유정은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미지제공=부산경찰청]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6월1일 부산경찰청이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거쳐 공개한 정유정(23세)의 사진. 정유정은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미지제공=부산경찰청]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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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변호사는 17일 YTN 뉴스라이브에서 "이 사건은 별다른 이유 없는 살인으로서 비난 동기 살인 유형이라 통상적인 살인사건보다 더 중한 형이 선고될 수밖에 없는 사건"이라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양형 사유는 계획적 살인인지, 잔혹한 범행 수법을 사용했는지, 사체 손괴를 했는지, 반성 없음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정유정의 설명을 들어본다고 하더라도 달리 부인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재판부 입장에서는 고민할 부분이 별다른 이유 없는 살인으로서 중형이 선고되어야지만 본인의 성장 환경에 참작할 부분은 분명히 있어 보인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본인이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어느 정도 양형 감경 사유로 삼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다시 말해 정유정이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재판부에 따라 유기 또는 무기징역형으로 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아무런 이유 없이 무작위 살인을 저지른 상황이었고 계획적 살인 범행일뿐만 아니라 상당히 잔혹한 범행 수법을 사용했고 사체를 손괴하고 별다른 합당한 이유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라 무기징역형이 선고돼야 마땅한데 재판부에 따라서는 유기징역형을 선고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유정은 재판에서 "피해자 유족을 위해 시신을 유기했다", "같이 죽으려고 했다", "죽으면 환생할 줄 알았다" 등 황당한 진술을 내놨다. 이런 궤변을 이어가며 자신을 변호하려 한다면 재판부가 정유정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정유정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은 다음 달 6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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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은 지난 5월26일 과외 선생님을 구하는 중학생인 것처럼 가장해 피해자씨의 집에 방문해 살해한 뒤, 사체를 훼손·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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