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 발표

김소영 금융부위원장(가운데)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통합별관에서 열린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 공동 기자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왼쪽부터), 김 부위원장, 이명순 금융감독원 수석부위원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김소영 금융부위원장(가운데)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통합별관에서 열린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 공동 기자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왼쪽부터), 김 부위원장, 이명순 금융감독원 수석부위원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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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국제결제은행(BIS)과 협력해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실험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이번 실험은 주요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 개발의 강도를 점차 높여가는 상황에서 우리 금융·경제 상황에 적합한 최적의 CBDC 설계모델을 탐색하기 위해 실시된다.


특히 이번 실험은 세 기관뿐만 아니라 다수의 은행이 함께 진행하는 민관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각 기관이 협심해 기관용 CBDC와 민간 디지털 통화의 발행·유통을 위한 CBDC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다는 점에서 CBDC 활용에 한발 더 나아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4일 금융위·금감원과 공동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범용 이어 기관용 테스트 본격 실시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새로운 화폐를 의미한다. CBDC는 활용 범위, 사용 주체에 따라 범용(retail)과 기관용(wholesale)으로 구현할 수 있다. 앞서 한은은 모의실험 연구(2021년8월~2022년6월)와 '금융기관과의 연계실험(2022년7월~2022년12월)을 진행하면서 '범용 CBDC' 중심으로 기술과 법·제도적 이슈, 파급효과 등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해왔다.

이번 CBDC 활용성 테스트는 금융기관 간 자금거래와 최종 결제 등에 활용되는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현재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개설한 계좌의 예금(지급준비금)을 활용해 자금거래와 최종 결제를 수행하는 것과 유사하다.


은행들은 한은이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구축한 'CBDC 네트워크' 내에서 일반 국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지급수단(tokenized deposits)을 제공하게 된다. CBDC네트워크는 CBDC 시스템과 외부 연계 시스템으로 구성되며, 이 네트워크 내에서는 기관용 CBDC와 함께 세 가지 종류(예금토큰·이머니토큰·특수지급토큰)의 민간 디지털통화가 발행된다.


이런 지급수단들은 한은이 구축하고 금융위, 금감원과 공동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통화 인프라 내에서 유통된다.


시스템 개발을 위한 사업자 선정 절차는 오늘부터 진행되며, 자세한 사항은 나라장터(www.g2b.go.kr)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10월 중 시스템 개발 사업자와 은행 대상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은과 금융위, 금감원은 테스트 대상 구체적 활용 사례, 참가 은행 등 세부 사항을 11월 말에 공개하고, 일반 국민 참여 테스트는 시스템 구축 등의 준비를 거쳐 내년 4분기경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개념검증과 같은 가상의 환경에서 이뤄지는 기술 실험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일부 활용사례에 대한 테스트에 제한적으로 참여해 새로운 디지털 지급수단의 효용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은행 우선 참여…'예금 토큰' 발행해 실거래 테스트

한은과 금융위, 금감원은 테스트 준비 과정에서 제도적 측면에 대한 논의도 면밀히 진행했다. 우선 현행법과의 정합성 등을 고려해 이번 테스트에는 은행만 참여할 예정이며, 일부 활용의 실거래 테스트는 '예금 토큰'만을 활용키로 했다. 테스트의 단계적 확대 여부는 이번 테스트 이후 관련 제도적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면서 추후 결정할 계획이다. 세 기관은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는 실거래 테스트가 현행법 체계 내에서 충분한 이용자 보호조치 하에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사항들을 지속 점검해 나갈 방침이다.


실제 예금 토큰 활용 사례에 대해 윤성관 한은 디지털화폐연구부장은 "기부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거나 재난지원금 사용처를 소비 목적으로 제한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중고차 매매 과정에서 명의와 자금의 동시 이전이 가능해져 계약불이행 문제 등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정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재난지원금 지급 시 이를 소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저축을 할 경우 재정 집행 효과가 떨어지는데 CBDC 형식으로 지급하면 소비 목적으로 제한해 재정 집행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통합별관에서 열린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 공동 기자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통합별관에서 열린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 공동 기자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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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은은 이번 CBDC 활용성 테스트가 BIS와의 긴밀한 공조 아래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은에 따르면 BIS는 테스트 초기 준비단계부터 CBDC 등 미래 통화 시스템 관련 연구·개발 경험을 적극 공유했다. BIS 혁신허브와 통화경제국 소속 전문가들은 ‘CBDC 네트워크’ 설계·구축 방안에 대한 기술 자문을 제공했다. 또 그간의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은과 이번 테스트의 의의·세부 설계 모델 등을 포함한 보고서도 공동 발간했다. 윤 부장은 "BIS가 다른 여러 국가와 협력을 하고 있지만 파일럿 테스트 단계까지 관여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세 기관은 테스트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유관기관 등과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고, BIS와의 기술 협력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이한녕 한은 금융결제국장은 "BIS가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나라가 IT 강국이고, 지급수단 관점에서도 다양한 '페이'가 많이 사용돼 실험에 유리한 환경이기 때문"이라며 "BIS와의 협력은 향후 국제적 CBDC 주도권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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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이번 테스트는 IT 기술 발전을 반영한 미래 통화 인프라의 시범 모형을 제시함으로써 기존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다양한 혁신적 지급·금융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토큰 증권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이 보다 안전한 지급수단을 통해 효율적으로 거래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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