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美 역사상 처음으로 해임된 하원의장, 케빈 매카시
민주당·공화당 강경파 8人, 해임결의안 찬성
36년 정치 인생에 큰 내상 입히는 사건될 듯
측근 맥헨리 하원의원이 의장 대행 맡아
미국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전격 해임되면서 미 의회 234년 역사상 처음 해임된 하원의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타이틀을 받아들게 됐다. 취임 당시부터 대립각을 세웠던 당내 강경파 의원이 제출한 해임결의안이 같은 당 의원 8명의 찬성으로 의회 문턱을 넘기면서 어렵게 유지해왔던 9개월간의 의장직을 마무리 짓게 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전체 회의를 열고 매카시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결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전날 매카시 전 의장이 추진한 임시예산안 처리에 반발해 공화당 강경파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이 제출한 해임결의안이 미 의회에서 통과된 것이다. 여당인 민주당과 함께 공화당 강경파 의원 8명이 해임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져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태는 40년 가까이 정치 생활을 해온 매카시 전 의장에게 크나큰 정치적 내상을 입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카시 전 의장은 표결 이후 스스로 사임할 생각이 없고 다시 치러질 하원의장 선거에도 재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1965년생인 매카시 전 의장은 캘리포니아주립대 재학 중이던 1987년 빌 토머스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이후 토머스 의원의 보좌진으로 15년간 활동해온 그는 2002년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원에 당선되며 본격적인 자신의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2006년 토머스 의원이 은퇴하면서 공석이 된 캘리포니아 22선거구에서 하원의원으로 출마한 매카시 의원은 9선 의원이 된 현재까지 이 지역구를 지키고 있다. 2014년에는 공화당 원내대표로 선출돼 주목받았고 4년 뒤인 2018년 또다시 원내대표로 뽑혀 지난해 중간선거 승리에 기여했다.
2015년에는 유력한 차기 하원의장 후보로 거론됐으나 당시 공화당 주도로 설치된 하원 벵가지특별위원회가 당시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을 사실상 겨냥한 것이라고 말한 것이 논란을 빚으면서 결국 경선을 포기해야 했다.
2016년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력히 지지하면서 한때 '호위무사'라는 평가까지 받았지만, 2020년 의사당 난입 사태를 겪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 공화당 내 강경파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올해 초 하원의장 선거 당시 당내 강경파가 반대하면서 15번의 투표 끝에 겨우 하원의장직을 맡게 됐다.
매카시 전 의장은 야당이자 소수당인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으로 여당인 민주당, 백악관과 대립하기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했다. 이러한 특성이 당내 강경파의 주요 공격 요인이 됐다.
특히 그를 하원의장직에서 해임하는 사유로 작용한 연방정부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 해결 이슈도 이러한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었다. 그는 연방정부 부채한도 확대를 놓고 백악관과 공화당의 대립을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 최근 통과시켰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2024 회계연도 예산안 심사에서 정부 예산 대폭 삭감, 국경예산 부활 등을 요구하며 셧다운 직전까지 강공을 펼쳤으나 매카시 전 의장은 임시 예산안을 마련, 결국 극적으로 이를 처리하게끔 했다.
매카시 전 의장의 해임으로 일단 그의 측근인 패트릭 맥헨리(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이 하원의장 대행을 맡게 됐다. 정책통으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인 그는 매카시 전 의장이 하원의장에 오르는 과정에서 공화당 내 강경파를 설득하고 임시 예산안 통과 당시에도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를 중재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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