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항문수술 환자 쇼크사 '오진' 의사 구속에 반발…"과잉 사법"
"방어진료 양산…의료체계 붕괴 우려"
인천에서 오진으로 70대 환자가 숨진 사건과 관련, 최근 의사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자 대한의사협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의협은 26일 입장문을 내고 "도주 우려가 없는 의사에 대한 1심 선고 후 구속은 과잉사법"이라며 "재판부의 이례적인 판단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전했다.
앞서 인천지법 형사4단독 안희길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외과 의사 A씨(41)에게 25일 금고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A씨는 2018년 6월 인천의 한 종합병원에서 환자 B씨(당시 78)의 증상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십이지장궤양으로 인해 대변을 볼 때마다 출혈을 일으켰지만, A씨는 이를 급성 항문열창(치루)이라고 오진해 치루 수술을 진행했다. B씨는 수술 다음 날 빈혈로 쓰러졌고, 이후 11시간 만에 저혈량 쇼크로 사망했다.
의협은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환자와 그 유족에게 먼저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서도 "이번 사건에 대해 의사에게 과실이 없으며, 의료행위와 환자의 사망 사이에도 인과관계가 없다는 의료진의 호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료진에게 과도한 형사책임을 묻게 된다면 방어진료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의협의 주장이다. 의협은 "의료과오 사건에서 의료진에 대해 형사 책임을 지우는 판결이나 해당 의료진을 구속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방어 진료를 양산하게 돼 국민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법정구속까지 한 재판부의 이번 판단은 의료의 본질을 무시한 매우 부당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판결이 계속된다면 의료체계가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의협은 "의사도 사람이기에 상황에 따라 완벽한 진단을 내리지 못하거나 예기치 못한 원인으로 환자의 생명을 지키지 못할 수 있다. 이는 의료행위의 특수성이자 본질"이라며 "그럼에도 이와 같은 의료행위의 특성을 무시한 판결이 이어지고 법정구속과 같은 가혹한 조치가 계속된다면 의료체계의 붕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의료분쟁 해결과 진료환경 보장을 위한 의료분쟁특례법의 제정을 촉구했다. 의협은 "의료분쟁으로 인한 피해가 신속하게 해결되고 안정적인 진료환경이 보장돼 궁극적으로는 국민보건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의료분쟁특례법의 즉각 제정을 요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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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의협은 "의사의 업무상 과실 행위에 대해 이례적으로 법정구속까지 이어지는 사법부의 판단으로 의료체계의 근간이 붕괴되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를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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