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돈덕전 오늘 개관…복원보다 재건에 무게
"절실한 마음으로 자주독립과 외교 꿈꾼 공간"

대한제국 외교 공간이던 덕수궁 돈덕전이 26일 100여 년 만에 다시 문을 연다. 고종(재위 1863∼1907)이 즉위 4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 행사장으로 사용하려고 1902~1903년 덕수궁 석조전 뒤쪽에 지은 서양식 2층 건물이다. 외교를 위한 교류 공간 및 영빈관 등으로 활용하며 근대국가로서 면모와 주권 수호 의지를 만방에 보여주려 했다.


대한제국 외교 공간 100년 만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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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기록에 따르면 외관은 프랑스 파리에서 유행한 건축 양식을 따랐다. 내부 접견실은 황제를 상징하는 황금색 커튼, 벽지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그러나 1920년대에 들어 거의 사용되지 않아 일제에 의해 헐렸다고 전한다. 그 자리에는 1933년 어린이 유원지가 조성됐다.

문화재청은 2015년부터 덕수궁의 역사성을 회복하기 위한 복원 정비사업을 추진했다. 2017년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약 6년 만에 완성한 돈덕전은 복원보다 재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한제국 외교의 중심 공간이던 역사적 의미를 살리면서 내부 공간을 전시실과 도서 자료실, 문화·예술 행사 공간으로 꾸며 활용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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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서는 고종의 즉위 40주년 행사 등을 표현한 실감형 영상이 재생된다. 2층에는 한국 근대 외교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1876년 일본과 국제법적 조약을 체결한 뒤 미국, 독일, 영국, 덴마크 등 여러 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는 과정을 소개하고 주요 사건을 짚는다. 디지털 액자를 통해 대한제국 당시 서울의 풍경과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인물도 소개한다. 초대 주미 전권공사를 지낸 박정양(1841∼1905)과 대한제국의 마지막 영국 주재 외교관 이한응(1874∼1905) 등이다.

박상규 학예연구사는 "돈덕전은 대한제국 시기 국제교류의 중심이자 절실한 마음으로 자주독립과 외교를 꿈꾼 공간"이라며 "100년 전 대한제국이 펼쳤던 근대 외교를 돌아보며 그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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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바닥을 발굴과정에서 출토한 타일을 재현해 장식하고, 서양 살롱을 모티브로 한 가구와 조명을 배치해 역사적 공간임을 분명히 했다. 100년 전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유물도 전시했다. 초대 주미공사관 수행원이자 서화가였던 강진희(1851∼1919)가 그린 '화차분별도(火車分別圖)'는 한국인 화가가 처음으로 미국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보물인 '서울 진관사 태극기'는 일장기 위에 태극의 청색 부분과 4괘가 검은색 먹물로 덧칠돼 항일 독립 의지와 애국심이 새어 나온다. 일반 관람 첫날인 26일에만 공개하고 이후 복제품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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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점수 덕수궁관리소장은 "돈덕전이 앞으로 문화교류와 공공 외교의 플랫폼으로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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