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세상의 경이로움과 경이로운 표현”을 궁리하며 발칙한 상상과 공상을 멈추지 않는 강기원 시인의 동시집이다. 25년간 시와 동시를 오가는 작품활동을 펼치면서 김수영문학상을 받기도했던 시인이 4년 만에 내놓은 시집에는 세상을 향한 지극한 시선을 담겼다. 의도와 달른 결과를 낳았지만, 그대로 무던하게 수용하며 또다른 가능성을 기대하는 모습, 얄미운 모기와의 대결을 익살스럽게 그려낸 시는 흐믓한 웃음을 자아낸다.
직선을 그린다는 게
손이 흔들려 물결이 되었어
물결은 물결을 낳아
곧 바다가 되었지
- 「직선 긋기」 중에서
개구리는 생각했어. 온통 빨강이잖아. 난 토마토개구리가 아니라 크리스마스개구리였군. 애써 졸음을 참은 보람을 느끼며 토마토개구리 아니, 크리스마스개구리는 눈 이불을 덮고 비로소 다디단 빨간 잠에 빠져들었지.
- 「토마토개구리의 빨간 겨울 잠」 중에서
‘물 거야, 물 거야’
경고했는데도 피하지 못했으니
물려도 할 말 없다
- 「모기의 경고」 중에서
정말 환상적이야
침대가 출렁출렁 흔들리더니
밍크고래처럼 방 안을 떠다녀
밍크고래 위에 누워
고등어들의 떼춤에 맞춰 흥얼거리며
난 생각해
오늘 밤도 잠자긴 틀렸군
- 「잠들기는 어려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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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우 꿈을 꾼 거니? | 강기원 글 | 류은지 그림 | 문학동네 | 116쪽 | 1만25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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